[분석] 현대건설, 23년만의 대규모 적자…어닝쇼크일까 빅배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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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배스 통했나…23년만 대규모 적자에도 주가는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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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사진=현대건설 |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현대건설이 2024년 1조220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23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2001년 워크아웃 이후 최대 규모다. 해외 프로젝트 손실을 일괄 반영한 결과지만, 회사는 2025년 흑자전환을 자신했다.
◇ 빅배스 통했나…23년만 대규모 적자에도 주가는 급등
현대건설은 2024년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7조3000억원 ▲영업적자 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15.4% 감소, 적자전환한 수치다. 2024년 연간으로는 매출 32조6944억원, 영업적자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영업손실의 주범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했던 인도네시아 RDMP 발릭파판 현장"이라며 "공기 지연과 공사원가 상승 이슈가 발생했으나, 발주처로부터의 손실 보전과 협력사와의 공동비용 부담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공사손실충당금을 일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우디 자푸라, 마르잔 현장에서도 공정 촉진 비용이 발생하며 별도 실적도 크게 부진했다.
반면 예상을 크게 밑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의 주가는 오히려 급등했다.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건설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9.0% 급등한 2만8450원에 거래를 마쳤고, 23일과 24일까지 3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신임 경영진의 빅배스Big Bath 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빅배스는 과거의 손실이나 부실요소를 한꺼번에 정리하는 회계 기법을 의미한다. 일시적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지만 향후 실적 개선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해외 현장의 대규모 손실을 반영하면서 잠재적 리스크 우려가 크게 해소됐다"며 "지금까지 현대건설의 잠재적 비용 반영의 여지 및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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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사진=현대건설 |
◇ "2025년 영업이익 1.2조원" 강력한 턴어라운드 선언
현대건설은 2025년 ▲매출액 30조4000억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이라는 공격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730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현대건설 별도 기준 ▲영업이익 4400억원 ▲현대엔지니어링 6300억원 등을 목표로 잡았다.
특히 원가율이 높았던 주택사업 비중을 현대건설은 73%에서 50%로, 현대엔지니어링은 75%에서 33%로 크게 낮춰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공종별 원가율 추이를 고려할 때 사측의 가이던스 달성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 개선 폭은 상반기보다 하반기, 2025년보다 2026년에 더 가파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가이던스 달성 시 현대건설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해외 부문의 빅배스를 감안해도, 주택 원가율 부담이 2025년 중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실적의 눈높이는 보수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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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 해외사업 리스크 큰 폭 감소
이번 대규모 손실 반영으로 현대건설의 해외사업 리스크는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국내외 전 현장에 대한 원가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현장들은 2023년 이전에 수주했던 현장으로, 대규모 원가 상승분을 전가시키지 못한 영향"이라며 "향후 우발비용 발생 우려가 종식됐다"고 평가했다.
현대건설은 향후 에너지 밸류체인 확대, 혁신 기술 및 상품 개발, 저경쟁·고부가가치 해외사업 추진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원전을 포함해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태양광·수소사업 등 청정에너지 사업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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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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