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계엄빔, 역대 세 번째로 하락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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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언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급락 후 회복했다. 과거에도 가상자산 시장은 국내 주요 인사들 발언 이후 변동성이 나타난 모습을 보여왔다. 시장에선 이번 변동성을 계엄빔이라 칭하고 있다. 이번 계엄빔은 2018년부터 발생한 주요 하락 사례 가운데 세 번째로 하락 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3일 저녁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담화 이후 비트코인은 업비트 원화마켓 기준 33.89% 내린 8826만6000원까지 하락했다. 업비트, 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는 50% 이상 하락한 가상자산도 다수 나타났다. 반면 같은 시간 전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는 원화 환산 기준 1억3000만원 이상의 시세가 유지됐다. 해외 거래소 시세가 한국 거래소 시세보다 비싼 역 김치프리미엄 현상이 최대 20%대까지 관측됐다. 깊은 하락세를 보였던 시장은 약 10분여 만에 1억3000여만원대 시세를 회복했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에서만 약 60% 가까운 변동성이 나타났던 셈이다.
국내 가상자산 리서치 업체 타이거리서치는 리포트를 통해 "이번 계엄령 사태로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났다"며 "단기적으로 시장 불안정성 지속이 예상되나 제도 개선과 시스템 보완이 이뤄진다면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시장에 국내 시장발 변동성, 이른바 빔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첫 번째 시즌으로 보고 있는 2017년 후반 가상자산 매매 광풍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은 2018년 1월 11일 "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고, 가상자산 거래소를 폐쇄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11일 당시 시가 2130만원에서 시작한 비트코인은 장중 1410만원까지 33.8% 하락했다. 또 16일 관련 문건이 공개된 후 비트코인은 1154만원까지 하락했다. 5일 만에 나타난 하락 폭은 45.8%였다. 가상자산 업계와 투자자들은 이 사태를 박상기의 난으로 부르고 있다. 해당 사태 이후 법무부가 추진했던 법안은 유야무야 사라졌다.
두 번째 큰 하락 폭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3월이다. 2020년 3월 12일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951만원에서 598만원으로 37% 폭락했다. 해당 하락 폭은 약 한 달 반 만에 복귀됐다. 이 사례는 코로나 빔으로 불린다. 다만 코로나 빔의 경우 전 세계 증시에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 이후 세계 각국이 유동성 확장 정책을 펼치면서 가상자산 시장도 다시 일정 수준까진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하락 시기는 2021년 부처님 오신 날을 전후로 가상자산 시장이 하락세를 보였던 이른바 부처빔이다. 2021년 5월 13일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비트코인은 부처님 오신 날 당일인 5월 19일 시가 5300만 원 선에서 장중 4200만 원 선까지 21% 폭락했다. 부처빔의 원인은 중국이 가상자산 채굴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며 비트코인 채굴 지표인 해시레이트가 급락한 점, 파블로로 알려진 비트코인 대량 보유 주소가 시장에 대거 덤핑 물량을 내놓은 점이 지목된다.
단일 하락 폭은 크지 않지만 몇 달 동안 가상자산 침체기를 불러왔던 권도형 빔도 있다. 권도형은 가상자산 테라, 루나를 개발한 테라폼랩스의 대표로, 2022년 5월 해외 공매도 세력발 루나, 테라의 대량 매도가 이어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침체기가 시작됐다. 5월 12일, 루나와 테라의 시세는 99.99%까지 폭락했다. 루나·테라의 가격 방어를 위해 테라폼랩스에서 자신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을 매도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비트코인도 4000만원 선이 붕괴, 하루 만에 8.09% 하락했다. 권도형과 테라폼랩스로 하루 만에 발생한 하락세는 박상기의 난이나 여타 빔 들보다 적지만, 이 사건 이후 가상자산 시장은 침체기를 맞고 각국 규제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2년 11월에는 대형 거래소였던 FTX가 파산하는 일까지 벌어져 비트코인이 4000만원을 회복하는 데엔 약 1년 5개월이 걸렸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선 유시민 전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과거 발언이 거론되기도 한다. 그는 지난 2017년 12월 7일 JBTC 썰전에 출연해 "가상자산은 경제학자로서 진짜 손대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며 "가상자산은 바다이야기’사행성 게임처럼 도박과 같다. 도박의 모든 요소를 다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유 전 이사장의 발언 다음 날 약 30% 하락했고, 이후 3일간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상승한 현재 유 전 이사장은 이와 관련한 공식 발언을 내놓고 있지 않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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