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흔들리는 성장 전략…돌파구는 어디 > 경제기사 | economics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실적 부진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경영 효율화를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특히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넷플릭스·디즈니·네이버웹툰·하이브 등과 경쟁하며 지적재산권IP 확장이 중요한 상황에 카카오엔터의 차별화된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우려를 낳았다.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해 사업 구조 재정비와 재무 건전성 강화,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 권기수 대표와 장윤중 대표를 선임하며 경영 쇄신을 본격화했다. 권기수 대표는 카카오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로 카카오엔터의 재무 건전성 강화를 목표로 선임됐다. 장윤중 공동대표는 글로벌 음악사업 전문가로 K-팝 사업 강화를 통해 성장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두 대표의 취임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카카오엔터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하며 4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 부문인 스토리카카오엔터·픽코마의 연간 매출 역시 전년 대비 6% 감소한 8643억원에 그쳐 카카오엔터의 성장세가 정체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엔터의 최대 과제인 IPO 작업도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2019년 IPO를 공식 선언하고 주관사를 선정했으나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가 조작 논란이 불거지며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점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2022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카카오엔터는 콘텐츠 제작 비용 증가와 글로벌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인해 매출 성장세가 둔화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수익은 1조3970억원, 세전이익은 2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웹툰, 드라마 등 미디어 사업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올해가 카카오엔터가 IPO에 나설 적기라고 본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며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구속했던 부장검사가 사직 의사를 밝힌 데다 카카오에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거취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IPO 추진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분석이다.

2023년 1월 카카오엔터는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와 GIC로부터 1조154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11조3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최소 11조3000억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데 정치적 불확실성과 투자심리 위축이 겹쳐 현재로서는 1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시장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사업 구조 재정비를 가속화하며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1년 말 출범한 자회사 IST엔터테인먼트의 지분 100%를 음원 IP 전문 투자회사 비욘드뮤직에 매각했으며 올해 초에는 웹툰·웹소설 콘텐츠 제작사 와이낫미프로덕션을 청산했다. 이는 카카오엔터의 핵심 사업과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수익성이 낮은 계열사를 정리해 현금을 확보하고 재무 구조를 개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의 IPO 성공 여부가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mp;A을 통해 외형을 확대했지만 소속 아티스트와 IP 기반의 수익성 확보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전략이 부족하다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카카오엔터는 ▲뮤직음악·공연 ▲스토리웹툰·웹소설 ▲미디어드라마·영화 등 세 개의 핵심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같은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과 네이버웹툰, 하이브 같은 국내 경쟁자들과의 경쟁이 치열한 콘텐츠 시장에서 차별화된 전략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보다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핵심 IP를 활용한 수익 구조 개선이 필수적인 과제로 떠올랐다.

또 카카오엔터가 19.5%의 지분을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는 연간 매출 1조원에 가까운 실적을 올리며 6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수익성 높은 기업이다. 만약 카카오엔터가 SM엔터테인먼트를 자회사로 편입할 경우 실적 개선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있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팬덤과 IP를 적극 활용할 경우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아 기자 tjddk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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