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처단" 포고령에도 36시간 침묵…의협 비대위, 첫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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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사진=[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6시간 만에 해제한 사안 등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5일 공식 입장을 밝힌다. 계엄 상황에 "미복귀 파업, 이탈 전공의 등 의료인 처단"이 포함된 포고령에 전공의, 의대 교수, 개원의 등 전 직역이 반발하는 가운데 침묵을 깬 의협의 향후 대책에 따라 대정부 투쟁 수위가 한층 격해질 가능성이 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지난 4일 진행된 3차 정기회의 관련 내용을 언론 등에 브리핑한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직접 발표를 맡을 예정이다. 지난 3일 밤 10시 30분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36시간 만에 첫 입장 발표다.
계엄사령부는 비상계엄 선포 후 같은 날 밤 11시부로 제1호 포고령을 통해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명했다. 위법, 위헌적인 계엄 발동에 더해 전공의 등 처단이라는 표현이 의료계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독재는 그만 물러나세요"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처단당해야 할 것은 이런 말을 하는 자"강희경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 "놀라움과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김승진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장 등 전 직역이 "의사가 반국가세력이냐"며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나 의협 비대위는 정부 비상계엄의 실행과 해지 후에도 하루 이상 침묵을 유지했다. 현재 의협은 임현택 전 회장의 탄핵 후 비대위에 대정부 투쟁 등 권한이 집중된 상태다. 의정 갈등 상황에 전공의 처단이란 포고령이 의료계 전체를 직격한 것이란 의견이 다수였지만 대응 관련 긴급회의는 없이 정기 회의만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새벽 시간에 "현재로선 사직 전공의로서 파업 중인 인원은 없다"는 입장문을 내며 전공의 보호에 나선 것은 비대위가 아닌 권한대행 중인 의협 집행부대변인였다.
의료계의 구심점을 자처하는 의협이 처단 포고령에 들끓는 의료계를 결집할 경우 대정부 투쟁이 강화되고 의대 증원 등 정책 추진에 대한 압박은 커질 수 있다. 다만, 내각 총사퇴 등 정국이 불안정한 상황인데다,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의협 비대위가 비상계엄 포고령을 이유로 휴진 등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박형욱 위원장도 취임 당시 인터뷰에서 "비대위라고 당사자의 입장을 무시하고 파업 등 집단행동을 따라야 한다 하는 건 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의협 사정에 정통한 한 개원의는 "박형욱 위원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으로 당분간 상황을 지켜본 후 투쟁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사실 휴진에 나서는데도 참여율이 낮을 것"이라며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10개월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에 의사들이 필수·중증 환자만 돌보기도 어려울 만큼 지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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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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