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못해도 연차 높으면 고연봉…들고 일어난 2030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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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봉제, 우리에겐 손해"
연공서열 임금체계에 불만
역량 관련 보상, OECD 중 꼴찌
일 더 한다고 돈 더 안 주는데…
2030직원 조용한 퇴사 늘어
연공서열 임금체계에 불만
역량 관련 보상, OECD 중 꼴찌
일 더 한다고 돈 더 안 주는데…
2030직원 조용한 퇴사 늘어

사진=최혁 기자
연매출 500억원, 근로자 140명 규모의 자동차 부품업체 A사는 지난해 30대 직원들의 불만으로 내홍을 겪었다. 근속연수 5~10년으로 사내에서 생산성이 가장 높은 이들이 “성과와 상관없는 호봉제 때문에 임금에서 손해를 본다”며 들고 일어나면서다.이 같은 임금 구조에 대한 2030세대 직원의 불만은 A사만의 사례가 아니다. 기업 규모와 직종을 막론하고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 체계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젊은 직원 사이에서 나온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최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에서 발간한 ‘한국인의 역량 감소’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이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보상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근속연수가 임금에 미치는 영향은 2위 아일랜드보다 두 배 이상 컸다.
반면 역량에 따른 보상은 최하위19위였다. 1위 일본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는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를 분석했는데, 1차 PIAAC2011~2012년에서 발견된 이 같은 경향은 2차 조사2022~2023년에서도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한국에서 고임금을 받으려면 역량을 키우기보다 대규모 사업체에서 장기근속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근로자가 역량을 키울 유인이 적다”고 지적했다.
근속연수에 따라 큰 보상이 주어지는 상황이지만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분야 업무는 대부분 젊은 직원에게 몰린다고 2030들은 토로했다. 공공기관에 다니는 이상훈 씨가명·36는 “임원을 중심으로 업무에 AI를 적용해 보자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결국 AI에 익숙한 젊은 직원에게 일을 시키는 방식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30 직원 사이에선 회사는 다니지만 최대한 업무를 소극적으로 하는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 현상이 일반화하고 있다. 유통 대기업에 다니는 박민철 씨가명·32는 “열심히 한다고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왜 노력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2030세대가 빠르게 직업을 얻어 근속연수를 늘리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업이 대규모 신규 공개채용을 폐지하고 경력직을 우대하기 시작해 청년의 취업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기반으로 상용직 취업 확률실업자와 임시·일용직 근로자 중 한 달 안에 상용직에 취업한 비율을 분석한 결과 비경력자의 취업 확률은 1.4%로 경력자2.7%의 절반에 그쳤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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