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학기 대목 사라졌다…창신동 문구시장 상인들 "월세도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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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내리막길, 줄줄이 폐업
온라인 유통 패러다임 변화 대응 뒤처져
소매상 문구점 사라져…시장 도매 기능도 잃어
“광장시장 연계 등 관광객 유인해야”
온라인 유통 패러다임 변화 대응 뒤처져
소매상 문구점 사라져…시장 도매 기능도 잃어
“광장시장 연계 등 관광객 유인해야”

지난달 27일 서울 창신동 문구·완구시장 초입에 시장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박용선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2시 30분 신학기를 앞둔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은 엄마와 아이들로 붐볐다. 어림잡아 100여명은 넘어 보였다. 하지만 시장 내 문구·완구 매장 주인들은 “제품은 사지 않고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시장을 찾은 부모와 아이들의 손에는 캐릭터 스티커나 비눗방울 장난감 등 몇천 원짜리 장난감이 들려 있었다. 오히려 빈손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시장 사람들은 하나같이 “신학기 대목이 사라진 지 오래”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날은 추위가 풀려 시장을 찾은 사람들이 평소보다 많았다.
이날 2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기자가 시장을 돌아보니 1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신학기 시즌이 아닌 평소라면 10분의 1도 안 된다고 한 시장 상인이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장난감을 사거나 대형마트 또는 다이소에 가지, 창신동 완구시장에 오지 않는다”고 했다.
◇반백살 넘은 창신동 문구·완구 시장...매장 줄줄이 폐업

창신동 완구시장 내 한 완구 매장. /박용선 기자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에서 40년 넘게 완구 매장을 운영 중인 박모 사장은 “월세도 못 내고 있다”며 “보증금에서 계속 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장을 반으로 줄여 월세를 줄이려고 한다”고 했다.
15년째 문구 사업을 한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판매가 계속 줄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10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장 내 몇 곳을 빼면 우리와 상황이 모두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인근 한 부동산중개인은 “시장 내 매장은 계속 빠지고 있는데, 들어오겠다고 문의하는 사람은 아예 없다”고 말했다.

창신동 완구시장 곳곳에는 문을 닫은 매장이 눈에 띄었다. 작년과 올해 약 10곳이 폐업했다. /박용선 기자
특히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은 도매 시장이지만, 도매 기능을 잃었다. 이곳에서 물건을 구입하던 소매상인 문구점이 사라지고 있어서다.
매년 전국 문구점이 500개가량 폐업하고 있다. 한국문구유통협동조합에 따르면, 2022년 8900개였던 전국 문구점은 2023년 8300개, 2024년 7800개로 줄었다.
20년 넘게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에서 사업을 한 김모 사장은 “물건을 대량으로 사 가던 소매상들이 이제 오지 않는다”며 “가끔 와도 딱 필요한 물건 4~5개만 구매해 간다”고 말했다.
◇ 종로구청 ‘도보 관광’ 코스 개발 준비...“광장시장 연계 관광객 유인해야”

그래픽=손민균
하반기에는 시장과 5분 거리에 있는 청계천 등 주변 지역과 연계한 ‘도보 관광’ 코스 개발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정철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창신동 문구·완구시장과 약 15분 거리에 광장시장이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며 “광장시장에서 먹거리를 즐기는 해외 관광객을 완구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뭔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한 “창신동 문구·완구시장 내 상인 대부분은 시장 1세대로 50세가 넘는다”며 “시장 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젊은 인력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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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선 기자 bra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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