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한 트럼프발 관세대전…커지는 불확실성 속 고심하는 한국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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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이어 캐나다·멕시코에도 관세 부과
캐나다·멕시코 진출 한국 기업들 대응책 고심
미국이 지난달 발효한 대중국 관세 추가에 이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도 부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이 아닌 국가에 관세 조치를 발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쟁을 넘어 ‘관세 대전’ 양상으로 본격화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통상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캐나다·멕시코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시장 다각화와 생산시설 미국 이전 등을 검토하고 있다. 캐나다·멕시코를 대미 수출 기지로 활용했던 자동차 업계는 “올 것이 왔다”며 바삐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를 통해 완성차 생산·판매 사업을 진행하는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타 경쟁사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비중 조정을 통한 유연한 생산, 가격 최적화, 미국 현지 생산 강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동시에 정부와의 협조도 더 긴밀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재와 부품 등을 아예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경우 미국 현지에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멕시코 공장에서 27만여대의 차량을 생산해 이 중 62%를 미국에 수출한 기아는 중남미·호주·유럽 등으로 수출처를 바꾸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주주 서한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캐나다에 집중적으로 진출한 배터리 업계 역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온타리오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합작공장이 배터리 모듈을 양산하고 있고, 포스코퓨처엠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배터리 양극재 합작공장을 퀘벡주에 건설 중이다.
멕시코를 미국 수출 교두보로 삼아온 전자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LG전자는 멕시코 레이노사·몬테레이, 삼성전자는 티후아나와 케레타로에 각각 생산 공장을 두고 무관세 혜택을 활용해왔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미국 생활 가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1.1%와 20.9%로 1·2위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예고된 일인 만큼 준비한 대응책을 실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는 지난달 2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디자인·건축 박람회에서 “시나리오별 플레이북을 준비해 관세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정해지든 그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 부문장도 지난 1월 열린 CES 2025에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급망이 잘 되어 있고, 부품 공급부터 제조까지 소비자에게 가는 루트가 잘 갖춰졌다”며 관세 대응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멕시코 생산시설을 옮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케레타로주 공장의 건조기 물량 일부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장으로, LG전자는 멕시코 일부 생산설비를 미국 테네시주 공장으로 옮기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에서 철강 생산 법인과 가공센터를 운영하는 포스코는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 방안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단기적·직접적 영향은 없어 보이지만 멕시코 최종 고객사들의 대미 수출량 감소로 인한 중장기적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업계에서는 이날 조치에서 당장 한국은 직접적 영향권에 들지는 않았지만, 다음달부터 대한국 조치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일부 품목의 경우 단순히 보면 한국이 반사이익을 볼 여지도 있지만, 향후 한국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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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멕시코 진출 한국 기업들 대응책 고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즈벨트방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4일 통상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캐나다·멕시코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시장 다각화와 생산시설 미국 이전 등을 검토하고 있다. 캐나다·멕시코를 대미 수출 기지로 활용했던 자동차 업계는 “올 것이 왔다”며 바삐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를 통해 완성차 생산·판매 사업을 진행하는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타 경쟁사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비중 조정을 통한 유연한 생산, 가격 최적화, 미국 현지 생산 강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동시에 정부와의 협조도 더 긴밀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재와 부품 등을 아예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경우 미국 현지에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멕시코 공장에서 27만여대의 차량을 생산해 이 중 62%를 미국에 수출한 기아는 중남미·호주·유럽 등으로 수출처를 바꾸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주주 서한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캐나다에 집중적으로 진출한 배터리 업계 역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온타리오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합작공장이 배터리 모듈을 양산하고 있고, 포스코퓨처엠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배터리 양극재 합작공장을 퀘벡주에 건설 중이다.
멕시코를 미국 수출 교두보로 삼아온 전자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LG전자는 멕시코 레이노사·몬테레이, 삼성전자는 티후아나와 케레타로에 각각 생산 공장을 두고 무관세 혜택을 활용해왔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미국 생활 가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1.1%와 20.9%로 1·2위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예고된 일인 만큼 준비한 대응책을 실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는 지난달 2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디자인·건축 박람회에서 “시나리오별 플레이북을 준비해 관세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정해지든 그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 부문장도 지난 1월 열린 CES 2025에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급망이 잘 되어 있고, 부품 공급부터 제조까지 소비자에게 가는 루트가 잘 갖춰졌다”며 관세 대응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멕시코 생산시설을 옮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케레타로주 공장의 건조기 물량 일부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장으로, LG전자는 멕시코 일부 생산설비를 미국 테네시주 공장으로 옮기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에서 철강 생산 법인과 가공센터를 운영하는 포스코는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 방안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단기적·직접적 영향은 없어 보이지만 멕시코 최종 고객사들의 대미 수출량 감소로 인한 중장기적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업계에서는 이날 조치에서 당장 한국은 직접적 영향권에 들지는 않았지만, 다음달부터 대한국 조치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일부 품목의 경우 단순히 보면 한국이 반사이익을 볼 여지도 있지만, 향후 한국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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