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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최대 리스크"…비상계엄 당혹감 휩싸인 경제 수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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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4-12-04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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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야당 단독감액안 본회의 처리 방침에 대한 정부 입장 합동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직서를 쓰고 있을 듯 합니다.”



전직 정부 고위 경제 관료는 3일 밤 10시30분께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와 관련해 현직 관료라면 시장 안정화 조처로 무엇을 준비하겠나란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또다른 경제부처 전직 장관은 “비상 계엄을 염두에 둔 컨틴전시 플랜은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을윤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연합




“경제 최대 리스크는 윤석열”…원화 가치 순식간에 폭락





윤 대통령의 전격적인 비상 계엄 선포에 시장 안정과 거시 경제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고위 간부들은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비상 계엄 선언과 관련해 아무런 사전 교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 부처의 장관은 송년 모임 중에 뉴스를 통해 비상 계엄 선포를 접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 선포 전 해당 행위가 민생 경제와 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숙고가 없었거나 주무 부처와의 논의도 하지 않았던 정황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서울에서 저녁 모임을 하고 있었다.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정부의 경제사령탑도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를 날벼락 맞듯 접했다는 얘기다.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비상 계엄 선언 직후 순식간에 1420원, 1430원, 1440원 선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한 외환 시장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에게 긴급 메시지를 보내며 “외환 시장을 전망하는 것 자체가 현재로선 쉽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경제부처에서 시장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한 간부는 “역외 시장에서 한국과 관련된 자산에 대한 외국인의 투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혼란이 커지면서 변동성의 크기로 손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투기적 거래 현상도 나타났다.



재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사태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4대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저녁 미팅을 마치고 귀가하는 중에 뜬 속보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경제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데 비상 계엄이 적절한 선택인지는 상당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다른 그룹의 임원도 “현실이 체감되지 않는다. 여전히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제한 뒤, “내년 경기가 크게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며 비상 계획을 전사 차원에서 수립하고 있었는데 대통령이 우리 경제의 최대 리스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상목·이창용·김병환·이복현 머리 맞댔지만…





서울 각지에 흩어져 있던 경제 부처와 중앙은행 수장이 모인 건 밤 11시가 훌쩍 넘어서다. 최 부총리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한 긴급 회의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부랴부랴 열렸다. 성태윤 정책실장과 박춘섭 경제수석 등 대통령실 경제 참모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들은 뾰족한 대응 방안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무제한 유동성 공급” “모든 수단 총동원”이 사실상 전부다. 유동성 공급 대상 시장이 어디인지도 확정하지 못했으며, 투자자들의 투매가 예상되는 국내 증시의 폐장 여부도 결론짓지 못했다. 이들은 회의 뒤 내 자료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매일 개최한다. 더욱 구체적인 추가 안정 조처는 각 기관이 점검 뒤 4일 오전부터 신속히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0여분 정도 진행된 회의를 마친 뒤 벌겋게 상기된 얼굴을 한 최상목 부총리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경제사령탑이 아무런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자리를 파한 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시시각각 상황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확정된 대책을 발표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 유연하게 대응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4일 이른 시각에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 정책 결정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임시 금통위를 열어야 한다. 새벽 2시20분 현재 한은은 임시 금통위 개최 사실만 확정한 채 개최 시각은 확정하지 못했다.



김경락 기자 경제산업부 종합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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