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부가 짜고 입찰가 맞췄다…잼버리 셔틀버스 담합 적발 > 경제기사 | economics

전북 지역의 버스 전세 회사 두 곳이 작년 열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셔틀버스 입찰 과정에서 불법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최근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이 두 곳은 부부가 각각 운영하는 회사인데, 부부끼리 서로 짜고 입찰가를 맞춰내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 것이다.

공정위 광주사무소는 지난 10월 전북 부안 지역의 관광버스 전세 회사인 A사와 B사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 A·B사는 부부가 각각 운영하는 소규모 회사로, 작년 8월 열린 새만금 잼버리 대회 때 버스를 빌려주는 용역 입찰에서 입찰 담합을 저질렀다는 것이 공정위 조사 결과다.


공정위에 따르면, 부부 회사는 입찰 담합을 두 번 저질렀다. 첫번째는 작년 6월 ‘세계 잼버리 영지 및 부안관내 셔틀버스 운행차량 임차’ 입찰이었다. 이 입찰에 참가한 것은 A·B사 두 곳 뿐이었다. 부부 회사만 참가한 것이다. 입찰 참가 자격이 ‘부안군 내 버스회사’인데 이를 충족하는 회사가 3곳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내 회사인 B사의 입찰가6702만원보다 살짝 낮은 가격6661만원에 입찰한 남편 회사 A사가 낙찰을 받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부부 대표끼리 서로 가격을 맞춘 뒤 입찰한 것으로, 입찰 담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만약 부부 회사 중 한 곳만 참가했다면 유찰될 가능성이 있었는데, 둘 다 참가해서 유찰을 막은 측면도 있었다.

나머지 하나는 작년 3월 입찰이 이뤄진 ‘잼버리 조직위원회 통근버스 임차’ 사업으로, 여기서도 부부 회사는 서로 입찰가를 짰으나 결론적으로 낙찰받는데는 실패했다. 이 입찰은 참가 자격이 ‘전북 지역 회사’로 비교적 범위가 넓어 총 5곳이 입찰에 참가했는데 다른 회사가 최종 낙찰받았기 때문이다. 낙찰가는 약 3000만원이었다. 낙찰은 받지 못했지만 입찰가를 서로 짠 행위만으로 이미 위법이라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두 회사는 조사 과정에서 혐의 사실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회사 각각 연 매출 20억원 이하의 작은 회사이고 입찰 용역 규모도 수천만원대로 상대적으로 소규모라, 관련 규정에 따라 과징금 처분이 아닌 경고 처분을 내렸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 유사한 입찰 담합 사건에 대해서도 면밀히 감시하고, 불법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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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완 기자 so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