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이 안 돼, 둘째 포기했다"…급등한 육아 물가에 저출산 심화 우려
페이지 정보
본문
“매달 육아에 100만원 이상 들어간다. 하루가 다르게 육아 비용이 오르니 감당이 안 된다. 둘째 생각이 있었는데 포기했다.”
결혼 3년차인 윤모33씨는 지난해 아들을 출산한 후 살인적인 ‘육아물가’에 둘째 생각을 접고 이른 복직을 준비 중이다. 남편의 수입과 육아휴직 수당으로는 치솟는 육아물가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70만원가량의 영아급여도 나오지만 역부족이다. 윤씨는 “아이는 가진 자의 ‘특권’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들어 분유·기저귀 등 육아 관련 물가가 큰 폭으로 뛰며 전체 소비자물가 평균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물가의 상승은 가뜩이나 심각한 저출산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1개 품목은 분유, 이유식, 유아동복, 유아용 학습교재, 아동화, 종이 기저귀, 장난감, 유모차, 유치원 납입금, 보육시설 이용료, 산후조리원 이용료 등이다.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대상인 유치원납입금과 보육시설 이용료를 제외하면 물가 조사 대상 육아용품의 3분의 2가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돈 셈이다. 1∼10월 물가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품목은 유아동복이다. 전년동기 대비 12.1% 상승하며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5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저귓값 상승률9.6%도 10%에 육박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10.6% 이래 가장 높다. 원유 가격 상승으로 인해 분유 가격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올랐다. 2012년8.1% 이후 11년 만에 최대 폭이다. 아동화 값도 지난달까지 6.3% 오르며 2008년6.6%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아용 학습교재 값도 같은 기간 7.5% 올라 고등학교 학습서 수준8.1%의 상승률을 보였다. 초등학교 학습서2.1%, 중학교 학습서1.0% 물가 상승률의 3∼7배 수준이다. 산후조리원 이용료와 장난감도 각각 5.2%, 1.6% 올랐다.
이러한 육아용품 및 서비스 가격의 상승은 양육 부담을 높여 지금의 저출산을 심화시킬 수 있어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유치원·보육시설 비용을 제외하면 대부분 육아 상품·서비스 물가는 별도 모니터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는 11개 육아용품의 가중치를 육아 가구 중심으로 재산정한 육아물가지수를 개발해 2013년부터 발표했었지만, 관련 예산이 줄면서 2020년을 끝으로 지수 발표를 중단한 상태다. 최슬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육아 물가 상승은 출산을 원하는 사람조차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며 “관련 물가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근거로 정부가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 “영재고는 다 갤럭시” "갤럭시 쓰는 여자가 진국" ▶ 북한을 ‘분명한 적’이라고 가르치지 말라는 민주당 ▶ “이선균, 원하는 거 다 해”…가정 돌보느라 전혜진의 ‘ㅎ’만 남았다던 그녀 ▶ 아들 앞에서 아빠 폭행한 조폭?…신상 공개한 유튜버 ▶ 노인팬들은 갈 수 없는 한국시리즈 ▶ “초등생 딸, 좋아하는 남학생과 관계”…엄마 억장 무너져 ▶ ‘무한리필’ 초밥집서 170접시 먹다 쫓겨난 사연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관련링크
- 이전글불황의 늪…보험 대출·해약 급증 23.11.13
- 다음글수염 깎은 김범수 심기일전···"카카오 모든 사업 원점서 재검토" 23.11.1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