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잔도 사치? 커피값 또 오르나…47년 만에 원두가격 최고치 > 경제기사 | economics

아라비카원두 국제가격 추이/그래픽=김현정

올해 상반기부터 오르던 국제 원두 가격이 최근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커피업계가 올들어 이미 커피 가격을 인상했지만 원두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내년에 추가 인상 압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미국 뉴욕 시장에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 가격이 파운드당 3.2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3.38달러를 기록한 1977년 이후 47년 만에 가장 비싼 가격이다.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올해 약 70% 올랐다. 고급 품종인 아라비카보다 저렴한 로부스타 원두는 이날 톤당 5547달러까지 올라 올해 80%를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두 가격 상승세의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와 가뭄이 꼽힌다. 특히 세계 원두 생산 1, 2위 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의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가뭄과 엘니뇨가 겹치면서 원두 수확량이 줄었고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브라질의 올해와 내년 커피 생산량을 기존 예측량인 6990만톤보다 적은 6640만톤으로 낮추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강경한 관세 정책도 상승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세 폭탄이 부과되기 전 커피업체들이 물량을 확보하려고 하면서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올초부터 이어진 원두가격 상승으로 커피업계는 이미 가격을 인상했다. 하지만 원두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추가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국제 원두 가격 상승세가 약 4~6개월 뒤 국내 커피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커피 원가에서 원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 우유는 6~7% 수준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8월, 2년 7개월 만에 커피 가격을 조정했다. 그란데, 벤티 음료 가격을 각각 300원, 600원 올렸다. 컴포즈커피, 더벤티 등 저가 커피 브랜드도 올해 200~1000원가량 가격을 올렸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15일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의 출고 가격을 평균 8.9% 올렸다.

카페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올 초 원두 가격 상승분이 최근 들어 커피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따라 지금 당장 커피 가격을 올리진 못하더라도 부담이 커지면서 내년 초부터 가격 조정을 검토할 것 같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업체인 네슬레는 최근 향후 커피 가격을 올리고 포장 용량을 줄이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4일 서울 시내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원두를 볶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커피 수입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46.7% 상승률을 기록해 수입물가 8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4.05.14./사진=김근수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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