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부 장관 "미국산 석유·천연가스 수입 늘릴 것" > 경제기사 | economics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트럼프 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국산 천연가스·석유 수입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장관은 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격 측면에서 중동 에너지 자원보다 미국산이 훨씬 유리하다”며 “대미 무역수지 관리를 위해 미국산 수입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기업들은 사업 전략의 측면에서, 산업부 입장에선 정책 측면에서 활용할 여지를 키우려 한다”고 했다. 가스공사·석유공사 등 공기업과 정유사 등 민간 부문의 미국산 원유·가스 도입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 장관은 “미국산 에너지 가격이 최근 중동산 에너지보다 낮게 형성돼 경제적이고,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를 통한 중동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우리나라의 경제 안보에도 기여한다”고 했다. 현재 한국의 원유 수입이 중동에 지나치게 쏠린 상황에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 국제 유가가 인상돼 비용 부담이 커지는 등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은 전체 원유와 가스 수입 물량 중 각각 14%, 12%를 미국에서 들여왔다. 반면 중동산 원유의 비중은 72%, 가스 비중은 32%에 달한다. 미국산 원유·가스는 중동산에 비해 이동 거리가 멀어 운송비가 높다. 안 장관은 미국산 원유·가스 도입을 위한 물류비 지원 등이 가능하냐는 물음에 “검토해볼 여지가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의 한미 협력 전망에 대해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안 장관은 “한미 관계가 경제 분야에서도 동맹이라 할 만큼 깊이 발전했고, 첨단 산업 분야에서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투자하면서 공급망과 산업 생태계를 같이 구축하는 작업을 깊게 했다”며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 동맹을 트럼프 신정부에서도 굉장히 중요시하는 상황이라 중요하게 끌고 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또 “트럼프 진영이 중국에 관심이 가장 큰데, 대중국 경제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활용성이 그때와 굉장히 달라졌기 때문에 에너지 등 많은 분야에서 우리의 역할이나 가치가 부각되는 부분을 최대한 발굴하고 키워나가겠다”고 했다.

체코 원전 수출 과정에서 불거진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갈등에 대해서는 내년 3월 수출 계약 체결 이전까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장관은 최근 한미 정부가 제3국으로의 원전 수출 문제와 관련한 당국 간 소통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내용을 담은 약정MOU에 가서명한 것을 언급하며, “세계 시장에서 정부 간 협력을 발표한 만큼 기업들끼리도 건설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달 중순부터 본격화할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과 관련해선 내년 상반기까지 첫 탐사시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 투자 유치는 석유공사 단독으로 수행하는 첫 탐사시추가 끝난 직후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안 장관은 “시추 작업이 끝나자마자 지금 조광권을 해제하고 새 조광권을 설정해 해외 투자 유치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해외 석유사 투자 유치가 이뤄져도 석유공사가 가스전의 과반 지분을 갖고, 정부는 이와 별도로 사업자로부터 조광료를 걷기 때문에 개발 이익이 날 경우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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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기자 rainplz@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