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바다에 녹아버렸어요"…울상 된 한국의 검은 반도체 > 경제기사 | economics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경제기사 | economics

"끓는 바다에 녹아버렸어요"…울상 된 한국의 검은 반도체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수집기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4-11-30 06:01

본문



부산 강서구 일대에서 양식되는 낙동김 위판 모습. 낙동김은 매년 9, 10월쯤 채묘해 10~15일간 길러 위판된다. 사진 부산 강서구

부산 강서구 일대에서 양식되는 낙동김 위판 모습. 낙동김은 매년 9, 10월쯤 채묘해 10~15일간 길러 위판된다. 사진 부산 강서구

“바다가 절절 끓으이 채묘육상에서 기른 김 종자를 바다에 옮기는 것를 제때 몬했습니더. 바다에 내놓은 김도 시뻘게지면서 녹는 ‘갯병’까지 돌았고예.” 오태봉 부산 강서구 녹산어촌계장은 지난 2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러니 김 생산이 옳게 될 리가 있겠느냐”며 이렇게 말했다.


40% 빠진 김 생산량…어민 “고수온 문제”


30일 부산 강서구와 지역 어촌계 등에 따르면 강서구 일대에선 1910년대부터 김 양식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 기수汽水 환경을 이루는 이곳에선 영양이 풍부하고 쫄깃한 식감의 ‘낙동 김’ 명성이 높다. 일대 김 생산 공장은 물론, 좀 더 부드러운 김과 섞어 ‘믹스김’ 제품을 만들려는 전남 지역 기업에서도 앞다퉈 찾는 게 낙동 김이다.

낙동 김은 강서구 일대 26개 권역 518만4700㎡ 면적의 양식장에서 생산된다. 이런 식으로 양식 재배된 김을 활용해 만든 김 제품이 최근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으면서 작년과 올해 모두 단일 수산식품 수출 실적 1조원을 넘기는 등 ‘검은 반도체’로 주목받았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이 김과 김부각 등을 구입하고 있다.  이날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김 수출이 올해 1~10월 동안 8억5000만달러약 1조1932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조원을 달성했다. 사진 뉴스1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이 김과 김부각 등을 구입하고 있다. 이날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김 수출이 올해 1~10월 동안 8억5000만달러약 1조1932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조원을 달성했다. 사진 뉴스1


하지만 낙동 김 양식업에 종사하는 어민은 최근 몇 년새 김 생산량이 급감한 탓에 시름이 깊다. 김은 매년 9, 10월쯤 채묘해 10~15일가량 기른 뒤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위판 판매한다. 부산시수협의 집계를 보면 이 일대 김 위판량은 2020년2019년 11월~2020년 4월 1만6136t에서 올해지난해 11월~올해 4월에는 9637t으로 40.3%6499나 줄었다.

다수 어민은 한 해가 다르게 심해지는 폭염과 고수온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육상에서 기른 김 종자를 바다에 옮겨 심을 땐 수온이 22도보다 낮아야 한다. 하지만 기록적 폭염이 기승을 부린 올해는 9월 들어서도 남해안 수온이 23.8~25.1도로 평년 수온을 최고 1.5도 웃돌았다. 이런 이유로 채묘가 늦어지면서 올해 낙동 김 첫 위판은 지난해보다 17일 밀린 11월 22일에야 진행됐다.

폭염과 고수온 이외에도 일대 공단 및 항만 건설 탓에 모래가 많이 흘러들고, 낙동강 하굿둑 개방에 따라 민물 유입량이 늘었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는 어민도 있다. 모래와 민물 유입이 낙동 김 양식장 일대 염도 등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어민은 이달 출하가 시작된 낙동 김의 내년 4월까지 생산량이 더 줄어들까 봐 우려한다.


채취할 시료도 없다… “전문 기관에 용역 검토”
이에 다수 어민은 강서구 등 기관이 나서 원인을 규명할 것을 바라고 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김 수출액 역대 최고기록 경신을 기념해 관광객들에게 김으로 만든 주먹밥과 김부각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 뉴스1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김 수출액 역대 최고기록 경신을 기념해 관광객들에게 김으로 만든 주먹밥과 김부각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 뉴스1

이에 대해 강서구 관계자는 “올해도 채묘가 늦어지며 낙동 김 생산이 크게 줄었다”며 “원인을 파악하려면 양식된 김 일부를 시료로 가져다 조사해야 한다. 그런데 생산량이 너무 적다 보니 각 양식장에서는 이런 시료 채취조차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어민을 대상으로 영양물질과 로프 등 양식에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며 “내년 4월까지 생산량 추이를 지켜본 뒤, 필요하면 전문 기관에 용역을 맡기는 등 원인 규명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이 시각 많이 본 뉴스

"사람 안죽어 재앙"…55만원 터미네이터 뭐길래
정우성 "결혼 안한게 아니라…" 문가비 임신중 한 말
한강 "하루 2시간 꼭 한다"…역마살 그녀 30년 루틴
7세 소녀 납치해 12년간 성착취…범인 충격 정체
최민환 "세 아이 위해"…성매매 무혐의 입 열었다
젊어서 과음하면 뼈 삭는다…남성은 이것까지 변해
서랍에 딸 3년 가둔 엄마…"주사기로 시리얼만 줬다"
"보고 싶다" 하늘 간 아들에 카톡…엄마 울린 답장
"택배 훔치러 왔다" 인정한 男…촉에 가방 뒤져보니
日여행 폭증, 유럽은 급감…달라진 해외여행 왜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민주 kim.minju6@joongang.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원미디어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접속자집계

오늘
1,452
어제
2,004
최대
3,806
전체
762,951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