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불안"…공유주거에 MZ 몰리자 대기업도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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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 등 혼자쓰고 거실, 주방 함께쓰는 공유주거 인기 SK디앤디·KT에스테이트, 기업형 공유주거 지점 속속 개소
서울 주요 코리빙 시설 현황. 세빌스코리아 제공
주거 공간 일부를 공유하는 코리빙Coliving 다시 주목받 고 있다. 과거에는 주거비 절약을 위한 코리빙 수요가 컸지만 최근에는 전세 사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시세보다 비싸더라도 코리빙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는데 시장이 확대되자 개인이나 스타트업이 주도했던 이 시장에 대기업들도 보폭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 부동산 전문회사인 SK디앤디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부동산 사업을 담당하는 SK디앤디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SK이터닉스로 인적분할을 마쳤다. 이번 조치는 각 회사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분산 됐던 역량을 집중해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단행됐다. SK디앤디는 코리빙 하우스 브랜드인 에피소드 기존 지점서울 강남, 신촌, 수유, 서초, 성수에 더해 용산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인적 분할을 기점으로 SK디앤디의 코리빙 사업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KT그룹 부동산 전문회사인 KT에스테이트의 코리빙 하우스 브랜드 리마크빌도 추가 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마크빌은 서울 동대문과 영등포, 관악, 군자, 부산 대연과 부산역점을 운영하고 있다. 공유 주거의 한 형태인 코리빙은 한 건물 안에 침실 등 개인 공간을 제외한 거실과 주방 등을 공유하는 주거 형태다. 코리빙이 국내에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민간임대사업자나 스타트업 등이 주거비 절약을 꾀하는 사회초년생을 타겟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몇 년 전부터는 주거 공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한 MZ세대에게 주목 받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전국을 뒤흔든 전세사기 사건이 이어지면서 계약이 끝나고도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나 전세 사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실질적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비싸더라도 전세보다 월세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코리빙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더 커지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2년 1월확정일자 기준 45.97%였던 월세 거래 비중은 올해 1월 55.92%로 10%p 증가했다. 3년 전에는 임대차 계약에서 전세 비중이 월세 비중을 넘어섰지만 지난해 월세 비중이 전세 비중을 넘어선 후 올해 들어 그 격차가 더 벌어지는 등 월세 수요가 넘쳐 나고 있다. 급등한 수요에 월세도 고공행진중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월세는 0.10% 오르며 전월0.07%보다 상승폭이 커졌고, 수도권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0.16%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내에서는 △성동0.37% △노원0.28% △용산0.25% △영등포0.23% 등의 상승세가 거셌다. 관련 규제 완화도 기업들의 코리빙 시장 진입을 독려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해 건축법 시행령에 20실 이상, 전체 호실의 50% 이상이 공동 취사시설을 이용하는 임대형 기숙사 용도를 신설하며 이를 공급하려는 임대사업자에게 1실당 최소 면적과 주차 대수 완화 등을 혜택을 주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도생은 가구당 0.5대, 생활형 숙박시설생숙과 고시원은 전용면적 134㎡당 1대의 주차대수를 확보해야 하는데 임대형 기숙사는 200㎡당 1대를 마련하면 된다. 1실당 최소 면적도 주거용 오피스텔과 도생, 생숙은 14㎡인데 임대형 기숙사는 개인공안과 공용공간을 합쳐 14㎡면 된다.
2016년~2023년 서울 코리빙 시설 공급 현황. 세빌스코리아 제공
이렇듯 코리빙을 둘러싼 시장 환경 변화와 규제 완화 등의 힘입어 공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2016년 1천실 이하이던 코리빙 시설 공급은 지난해 7천실 이상으로 7배 이상 늘었다. 다만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코리빙 시설의 월 임대료는 주변 비슷한 규모와 연식의 오피스텔 시세보다 약 10~20%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코리빙 시설 보증금은 대부분 1천만원 이하이지만 주변 오피스텔 보증금은 1천만원 이상인 점을 감안해도 거주자들이 비교적 높은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지자체 등 공공 코리빙 공급도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주변 원룸 임대료의 50~70% 수준인 1인 가구 공유주택을 4년 간 2만 가구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세권역으로부터 350m 이내, 간선도로변50m 이내 등에 건립되는 해당 주택은 주방과 식당·세탁실·운동시설 등 기본생활공간, 택배보관실·입주자지원센터 등 생활지원시설, 작은도서관·회의실 등 커뮤니티공간, 게임존·펫샤워장·공연장 등 특화공간2개 이상 등으로 조성된다는 점에서 기존 코리빙과 기본 방향을 함께 한다. 반면 임대료는 주변 원룸 시세의 50~70% 수준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코리빙에 대한 수요와 그에 따른 기업들의 산업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세빌스코리아는 "1인 가구 중심의 사회 구조 변화와 월세 선호 현상, 경험적 가치 추구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주거 공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코리빙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최소 임대기간이나 임대료 인상률이 제한됐던 뉴스테이와 비교하면 임대형 기숙사는 다른 임대사업보다 규제 장벽도 상대적으로 낮고 최근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기업들의 관심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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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sykim@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귀갓길 며느리 차에…집 마당에 누워있던 시어머니 숨졌다 - 불법 의료행위로 면허취소된 한의사…재발급 신청했지만 - [단독]또, 또 전장연 구속영장 기각…점입가경 경찰 무리수 - 러시아 대선 출구조사서 푸틴 87%… 30년 집권 현실화 - 北김일성·김정일 찬양 인터넷카페 만든 50대의 최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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