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아파트 분양, 목표 27% 그쳐 > 경제기사 | economics

전국 아파트 분양이 당초 계획한 물량의 30%도 풀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급등과 높은 금리, 지방 미분양 적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냉각 등이 겹쳐 아파트 분양 진도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14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 계획 대비 공급 실적분양 진도율은 27.7%에 머물러 있다. 연초 계획한 분양 물량 33만5822가구 중 9만2954가구만 실제로 공급돼 진도율이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수도권 아파트도 분양 진도율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연간 분양 계획이 5만1979가구로 잡혀 있지만 현재 분양이 끝난 물량은 7078가구뿐이다. 분양 진도율이 13.6%에 불과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은 청약 수요가 풍부하지만 분양가 책정을 놓고 갈등하는 정비사업지가 상당하다"며 "시행·시공자 간 공사비 갈등이 커지면서 공급 시기 조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도 계획된 10만3632가구 가운데 2만7262가구만 공급돼 진도율이 26.3%에 머물고 있다. 3월 기준 미분양이 8340가구로 적체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천은 분양 진도율이 34.8%로 그나마 나은 편이다.

지방에선 세종의 분양 진도율이 아예 0%로 집계됐다. 애초에 계획 물량이 818가구로 많지 않았던 곳이다. 대구의 분양 진도율은 12.7%로 낮았다. 대구는 미분양 물량 9814가구가 쌓여 있는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음으로 부산16.9%, 충북21.1%, 경남22.7%, 경북28.3%, 충남31.1%, 대전31.6%, 전남33.1% 순이었다.

분양 진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광주다. 광주는 계획된 2만811가구 중 1만1889가구가 이미 공급됐다. 절반 이상57.1%이 분양된 셈이다. 제주49.4%, 전북45.6%, 강원44.1%, 울산39.5%이 뒤를 이었다. 광주를 제외하면 대부분 계획 물량의 절반도 공급되지 않은 실정이다.

함 랩장은 "고금리, 공사비 인상, 미분양 적체, PF 대출 냉각 등 여러 요인이 아파트 분양 진도율 저조 문제를 낳고 있다"며 "조만간 여름 분양 비수기가 도래할 예정이라 아파트 공급을 단기에 기대하기엔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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