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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 국민 중 1명을 위한 약…초희귀병 앓던 14살에게 일어난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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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3회 작성일 23-06-2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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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앵 응고 10인자 결핍 초희귀 혈우병 앓는 임주혁군
사실상 국내 유일 환자, 그동안 치료제 없어 고통
14년 만에 치료제 코아가덱스 처방… 급여부터 약 공급까지 우여곡절
10주 투약에 3억원…건보 혜택 받아 실제 납부는 0원
희귀·중증 질환 신약 접근성 강화 추세… "정부 지원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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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응고 10인자 결핍 혈우병을 앓는 임주혁군14. 최근 유일한 치료제인 코아가덱스를 처방받았다. 임군은 코아가덱스의 국내 유일한 처방 대상자이다./사진제공=임군 어머니 남미진씨
"이게 정말 내 약이야? 나 이제 체육 시간에 나가도 돼?"

중학교 2학년 임주혁군14은 약이 꽉 채워진 냉장고를 보며 거듭 물었다고 한다. 약의 정체는 영국의 한 제약사에서 만든 코아가덱스COAGADEX. 대한민국 5000만명 국민 중에서 단 한명, 임군을 위한 약이다.

임군의 어머니 남미진씨44는 이 약을 구하려고 2015년부터 7~8년을 호소했다. 아들이 앓는 병은 혈우병이다. 그냥 혈우병이 아니라 혈액을 응고시키는 역할을 하는 10인자가 모자라 출혈이 멈추지 않는 초희귀질환이다.

한국혈우재단이 파악한 국내 환자는 2명이다. 나머지 한 명의 환자는 그 뒤로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상 국내에서 이 병을 치료 중인 환자는 한 명뿐이다. 임군은 지금껏 혼자서 병에 맞서 싸웠다.


생과 사를 오갔던 14년…상처날까 놀이터도 놀러가지 못했던 아이


임군은 지난 19일 코아가덱스를 처음으로 투약받았다. 약을 받기까지의 과정은 험난과 우여곡절 그 자체였다. 임군은 2010년 생후 10개월에 혈액 응고 10인자 결핍 혈우병을 진단받았다. 당시만해도 마땅한 약이 없어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다.

남씨는 "아이를 5살까지 업고 다니며 온 집안을 안전 보호대와 매트를 깔아 놓고, 한창 뛰어놀고 싶어 하는 아이를 놀이터에조차 내려놓고 키우질 못했다"며 "생과 사를 살얼음판 걷듯이 지내온 시간이 14년이었다"고 회고했다.

생후 16개월, 임군에게 뇌출혈이 일어났다. 병원에서는 "출혈이 너무 심해 살린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일반적인 수혈로는 부족한 10인자를 채울 수 없었다. 임시방편 약제를 사용하고 나서야 간신히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2015년 임군에게 희망의 소식이 들렸다. 영국에서 코아가덱스가 개발됐다는 것이다. 임군에게 정말로 필요한 10인자 혈우병 환자를 위한 치료제다. 그러나 건강보험이라는 벽에 곧 막혔다. 코아가덱스는 초고가 약이라 임군 가족의 가정형편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보험 적용이 안 된 초고가 치료제는 환자와 가족에게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임군의 안타까운 사연은 2019년 머니투데이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국내 환자 2명 희귀병 앓는 10살 "약 있지만 못 쓴대요" 간절함은 보도 이후 3년이 지나서야 통했다. 지난해 12월 코아가덱스가 건강보험 급여 인정을 받은 것이다.


처방 대상자 단 1명, 도매상 "약 재고 어떡하냐" 공급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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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희망은 잠깐일 뿐이었다. 드디어 약을 쓰는가 싶더니 담당 의료진으로부터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다. 도매상이 병원에 약을 공급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남씨는 "환자가 국내 유일한 1명이라 만약 우리 아이가 약을 못 쓰는 날이 오면 재고를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도매상에서 병원에 약을 공급하는 걸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도매상은 약 공급 조건으로 재고 값의 지불 보증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아가덱스 비용은 10주두 달 반 투약에 약 3억원이다. 그 누구라도 쉽게 지불 보증을 서겠다고 할 수 없는 금액이다. 남씨는 당시를 회고하며 "너무도 부당하다고 느꼈고, 화가 났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모든 분께 도움을 청했다"고 말했다.

임군 가족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 곳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였다. 약사법 제91조에 근거해 설립된 준공공기관이다.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희귀질환 치료제를 수입해 병원에 공급하는 일을 한다. 남씨는 지난 4월17일 센터가 약을 수입해 직접 병원에 공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달 반이 지난 6월2일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어린이약국에 코아가덱스가 도착했다. 임군 가족은 무사히 약을 집 냉장고로 가져올 수 있었다.

남씨는 "약을 기다리는 10여년 동안 겪은 말할 수 없는 힘듦과 고생이 한순간 싹 지워지는 느낌이었다"며 "감정의 벅참이 어떻게 표현조차 되지 않을 만큼 기뻤다"고 말했다. 다행히 투약 이후 별다른 부작용은 없었다. 임군의 몸 안에서 혈액 응고 10인자가 얼마나 빨리 소진되는지 알아보는 반감기 검사를 진행한 뒤 투약 주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임상 시험에서 정해진 1주 2회 투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희귀질환 산정특례 제도로 인해 임군 가족이 내야 하는 본인부담금은 10%다. 10% 금액도 정부가 따로 지원해준다. 임군은 별도 비용 없이 치료 혜택을 보고 있다. 건강보험으로 인정되는 처방 범위는 한 달4주 8회분이다. 만약 한 달에 9번째 투약을 받으면 이는 보험에서 비용을 부담해주지 않는다. 8회분 투약 이후 출혈이 발생하면 추가로 2회분까지 보험을 인정해준다. 현재 임군 가족은 두 달 치 코아가덱스를 처방받아 보관 중이다.

남씨는 "하루에 열두번 기대하고 실망하더라도 잘 될 거라는 믿음은 절대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희귀질환 환우와 가족을 향해서는 "힘을 내라는 말이 저도 와닿지 않았지만 지치고 힘이 들 때 정말 힘을 내보면, 힘이 나는 걸 알았다"고 격려했다.

이어 "생후 10개월 진단부터 지금까지 아이 손을 놓지 않고 치료해주신 주치의 심예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님, 혈우병 단체 한국코헴회 가족분들, 약이 올 수 있게 모든 절차를 진행해 주신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직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희귀질환 신약 접근성 강화, 정부 공약… "경증 약제비 줄이고 지원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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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응고 10인자 결핍 혈우병을 앓는 임주혁군14. 최근 유일한 치료제인 코아가덱스를 처방받았다. 임군은 코아가덱스의 국내 유일한 처방 대상자이다./사진제공=임군 어머니 남미진씨
중증·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 확대는 이번 정부 공약이었다. 최근 희귀질환 신약의 보험 등재가 확대되는 경향도 이런 기조에 따른 것이다. 지난 5월에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소아 구루병 신약 크리스비타가 보험 급여 목록에 포함됐다. 정부 공약인 희귀질환 신약 신속등재 1호 사례다.

희귀·난치 질환의 보장성 확대를 요구하는 여론도 크다. 보건의료분야 싱크탱크인 미래건강네트워크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50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5%가 경증질환보다 중증질환 중심으로 의료 혜택 보장을 더 확대하는 데 찬성했다. 또한 82.4%가 정부 지원금으로 취약계층의 중증·희귀질환 치료를 지원하는 별도 기금을 조성하는 데 동의했다.

김진아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국장은 "선진국 대비 사용량이 약 2배 수준인 경증질환의 의약품 과용 빈도를 낮추고, 약제비의 환자 본인부담금을 높여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중증·희귀질환 지원에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중증·희귀질환 보장성 확대를 요구하는 여론과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올해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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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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