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다 퍼준 꼴…내수 살린다던 임시공휴일 처참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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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지표 하락세
최장 9일 설 연휴 해외여행 증가
방일 한국인 수, 해외로 떠난 일본인보다 많아
"국내 여행 경시에 산업 위협"
최장 9일 설 연휴 해외여행 증가
방일 한국인 수, 해외로 떠난 일본인보다 많아
"국내 여행 경시에 산업 위협"

여행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여행과 착한 소비 활동 등을 통해 내수를 살리고, 상생 분위기를 만드는 데 적극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난달 정부가 설 연휴를 앞두고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내수 진작에 목적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설 연휴가 늘어난 만큼 국내 여행과 소비로 응답해달라는 당부였다. 그러나 임시공휴일은 국내 여행에 득보다는 실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진작 임시공휴일 득보다 실로 작용

사진=컨슈머인사이트
25일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여행 소비자 지표의 하락세가 더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6일간 이어진 설 연휴에도 국내 여행에 대한 관심도 경험률, 여행비 지출이 모두 줄었고, 앞으로의 계획과 지출 의향 역시 감소했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여행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 감소한 80포인트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현재의 여행 패턴 변화를 수치화한 TCI 지표로 100을 밑돌면 2019년 동기보다 감소했음을, 웃돌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2년 연속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앞서 2020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내 여행의 모든 소비자 지표가 최악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하늘길이 막혀있던 2021년 국내 여행 지표는 점차 회복세를 보였고, 2022년 보복 소비로 관심도는 113포인트, 여행비 지출 의향은 135포인트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국내 여행 지표는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내 여행 경비 줄인다는데 해외에선 더 쓴다

사진=컨슈머인사이트
국내 여행에서 돈을 더 쓰겠다는 여행비 지출 의향은 79포인트로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급감했다. 정점이었던 2022년135포인트 대비 절반가량 쪼그라들었다. 국내 여행은 여행비 지출 의향이 줄어들었지만, 여행지 물가가 급상승했고, 일부 지역에서 바가지 논란이 번지면서 여행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행비 지출 의향이 줄어들면서 여행 관심도와 계획률 실행률 역시 하락했다.
향후 1년간 국내 여행비를 지난 1년보다 덜 쓸 것29%이란 응답이 더 쓸 것26.3%보다 많았다. 국내 여행비를 덜 쓰겠다는 응답이 많아진 것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 고환율 등의 악재가 겹쳐 가처분 소득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6일간의 연휴라는 호재가 이런 경제적 제약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더 어렵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해외여행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박3일 국내 여행 총비용보다 더 큰 액수를 해외여행 1일 비용으로 지출하면서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반응마저 나왔다. "무조건적 해외여행 선호가 국내 여행 산업을 위협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일본 여행 선호도가 높다. 일본 통계청 사이트의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방일 한국인은 97만9042명으로 같은 시기 일본인 전체 출국자 수91만2325명보다 많다. 일본에 간 한국인 수가 전 세계로 나간 일본인보다 많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주말을 포함해 3일 이상 휴일이 이어지면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다"며 "이번 설 연휴에는 임시공휴일 지정에 하루만 연차를 쓰면 최장 9일간 휴일이 만들어져 해외여행 수요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국내에서는 초초긴축 예산으로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따지기조차 어려운 여행을 하면서, 해외여행은 몇 배를 지출하고도 만족스러워하는 빗나간 소비의식이 만연하다면 해결책은 없다"면서 "국내 여행산업이 무너지면 국가 경제 전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경종이 공염불처럼 들릴 뿐"이라고 짚었다.
숙박 할인 쿠폰, 침체된 국내 여행 시장 살릴까

서울역에 열차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행업계는 오는 28일 시작하는 올해 첫 대한민국 숙박 세일페스타를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수년간 진행해온 국내 숙소 할인 혜택은 판매량을 올리는 데 기여했기 때문이다.정부는 숙박 세일페스타를 통해 국민의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로 전환하고 여행 시기를 분산하기 위한 할인 혜택으로 2만원 이상 7만원 미만 숙박상품 예약 시에는 2만원 할인권, 7만원 이상 숙박상품 예약 시에는 3만원 할인권을 각각 지원한다. 올해는 3월, 6월, 10월 3차례에 걸쳐 총 100만장이 배포될 예정이다.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이번 비수도권 숙박쿠폰 100만장 신규 배포할 때도 국내 여행 소비 심리 전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한다"며 "올해도 역시 여러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과 협력을 통해 국내 여행 활성화와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행경비 부담 완화는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중요하다"면서도 "국내 여행 수요를 높이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 개발이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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