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 창피한데, 누가 2천만원에 모닝·레이 사냐"더니…비쌀수록 대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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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맛 대신 살맛 강화했더니
비싼 트림일수록 잘 팔렸다 20대보다는 30대 이상 선호 어쩔 수 없이→필요하니까 “2000만원이나 주고 누가 ‘싼맛’ 경차 사냐더니” ‘1000cc=1000만원’ 등식에서 벗어난데다 잇단 가격 상승으로 ‘고가’ 논란에 시달린 경차가 오히려 비쌀수록 잘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매경닷컴이 15일 올해 1분기1~3월 경차 판매현황과 트림별 구성을 조사·분석한 결과다. 현재 국내 신차 시장에서 판매되는 경차는 기아 레이·모닝, 현대차 캐스퍼 3종이다. 대우 티코와 마티즈 뒤를 이어 경차 시장을 키웠던 쉐보레 스파크는 단종됐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사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분기에 레이는 1만3003대 판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2846대보다 1.2% 판매가 늘었다. 레이는 국산 승용차 판매 10위 안에도 포함됐다. 기아 쏘렌토, 현대 싼타페, 기아 카니발·스포티지, 현대차 그랜저, 제네시스 GV80, 현대차 투싼에 이어 8위를 기록했다. 캐스퍼는 전년동기9995대보다. 4.1% 늘어난 1만401대가 팔렸다. 판매순위는 12위로 나왔다. 모닝은 4161대 판매되면서 22위에 그쳤다. 전년동기6185대보다 32.7% 감소했다.
그돈에 누가 사냐더니, 비쌀수록 잘 팔렸다
경차 중 상대적으로 비싼 차종인 레이와 캐스퍼는 판매가 증가했다. 반면 스파크와 함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차종으로 인기를 끌었던 모닝은 판매가 감소세를 기록했다. 또 같은 차종이라도 안전성과 편의성을 상위 차량 수준으로 끌어올린 중·고가 트림이 인기를 끌었다. 국내 경차 판매 1위인 레이 승용모델을 대상으로 트림별 판매대수를 분석한 결과다. 레이는 기본형 트렌디1390만원, 중간형 프레스티지1635만원, 고급형 시그니처1770만원, 최고급형 그래비티1865만원 4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트림별 선택비율을 살펴보면 트렌디는 7~8%, 프레스티지는 28~29%, 시그니처는 57~58%, 그래비티는 7~8% 정도였다. 고급형인 시그니처가 가장 많이 팔렸다. 또 가장 저렴한 기본형과 가장 비싼 그래비티 선택비율이 비슷했다. 그래비티는 풀옵션을 선택하면 2015만원에 달한다. 캐스퍼와 함께 경차값 2000만원 시대를 열어 고가 논란을 일으킨 트림이다.
20대 “돈 없어도 경차는 싫어”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경제력이 부족한 20대는 경차를 외면했다. ‘생애 첫차로 경차가 제격’이라는 말이 무색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돈이 부족한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등 20대 남녀에게 추천하는 생애 첫차는 가격이 저렴하고 운전하기 편하고 유지비도 적은 경차와 소형차다. 자동차 브랜드가 경차를 내놓을 때도 20대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했다. 광고도 역시 20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실상은 달랐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와 기아에 따르면 지난해 모닝·레이 구매자 중 20대 비중은 각각 10% 미만에 불과했다. 모닝 구매자 10명 중 6명은 30~40대, 레이 구매자 10명 중 8명은 40대 이상으로 나타냈다. ‘경차는 돈 없는 20대가 싼맛에 어쩔 수 없이 탄다’는 말이 상식처럼 통용됐지만 현실과는 달랐다. ‘작아서 불안하고 불편해서 불만이다’는 경차의 ‘3불 단점’을 줄인 중·고가 경차가 인기를 끌고 있는 셈이다. 돈 없는 20대보다는 경제적으로 좀 더 여유가 있는 30대 이상이 경차를 더 선호한 것도 중·고가 트림 인기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20대 생애첫차에서 엄마·아빠차로
업계는 1가구 2차량 시대를 맞아 30·40대는 출퇴근용이나 가벼운 나들이용 세컨드카로 경차를 선호한다고 분석한다. 자녀를 출가시키고 큰 차가 필요 없어진 50대 이상도 20대보다는 경차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BMW그룹의 미니MINI 해치백, 피아트 500 등 소형차는 큰 차가 필요 없어진 아빠·엄마에게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가격이 소형차·준중형차 수준으로 비싸진 대신 안전·편의사양이 향상된데다 레이·캐스퍼처럼 공간 활용성을 향상해 불편함을 줄인 것도 경차 판매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돈을 좀 더 보태면 현대차 아반떼나 KG모빌리티 티볼리 등 준중형 세단이나 소형 SUV를 살 수 있을 정도로 값이 오르면서 남의 시선을 중시하는 20대는 경차를 외면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면 불안·불편을 없애주는 안전·편의사양 강화, 1가구2차량 시대 등이 맞물리면서 30대 이상 구매자는 많아졌다”며 “‘싼맛에 타는 차’라는 인식이 깨지면서 남의 시선보다는 필요에 따라 구입하는 경향도 강해졌다”고 풀이했다. [ⓒ 매일경제 amp;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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