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인문학 독자를 위한 화엄경<2>-나의 참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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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화엄경>은 불교의 가르침을 따르는 누구든 의지해야 할 수행의 지침이자, 삶의 근거로 삼는 경전으로 꼽힌다. 수많은 불교 경전들이 나의 참모습을 무아無我와 연기緣起로 바르게 봄으로써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것을 가르치는데, <화엄경>은 그렇게 찾아낸 나의 참모습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부처님이라고 말한다. 나아가 왜, 어떻게 나가 부처님이고,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인문학 독자를 위한 화엄경>의 저자 박보람 충북대학교 교수철학과는 <화엄경>과 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에서 형성된 화엄종의 사상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특히 한국 불교의 주축을 이루는 의상 스님과 그 법손들이 이야기하는 지금, 여기의 나가 조금도 모자람 없는 여래라는 여래출현설에 주목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삶에서 구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글자 수 812자.
모든 존재의 참모습인 부처님을 모자람 없이 설하는 것이 바로 <화엄경>이라고 한다면, 나의 참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나입니다. 지금, 여기 제 눈앞에 있는 사과와 만년필의 참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바로 이 사과와 이 만년필인 것처럼요.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나의 참모습을 가장 여실히, 원만하게 드러내는 것은 바로 나 그 자체입니다. 따라서 나는 바로 <화엄경>입니다. 같은 이치로 사과도, 만년필도, 여러분이 지금 보고 있는 이 책도, 여러분도, 우주의 모든 현상이 각각의 존재 그 자체를 여실히 드러낸다는 측면에서 모두 <화엄경>입니다. 나가 <화엄경>이라고 했지만 모든 것이 조건 지어져 형성된다는 연기법을 설하는 불교에서 항상, 조건과 관계없이 나가 곧 <화엄경>이라면 그것은 불교도, <화엄경>도 아니겠죠. 나가 <화엄경>이려면 나의 참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바로 나라는 깨달음이 있어야 하고, 그 참모습은 다름 아닌 부처님입니다. 그러므로 나가 조금도 모자람 없는 부처님임을 온전히 깨닫는다면 그나는 바로 <화엄경>이며, 이를 초기 화염교학에서는 법신으로서의 비로자나 부처님이라고도 합니다. 같은 이치로 제가 여러분을 보거나 듣거나 하여 여러분의 참모습이 부처님임을 여실히 깨닫는다면 여러분은 곧 <화엄경>이고 법신 비로자나 부처님이며 사과도, 만년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두두물물頭頭物物, 모든 현상을 가리킵니다이 비로자나 진법신 아님이 없다고 한 것입니다. 이것이 초기 화엄교학에서 생각하는 <화엄경>의 본래 면목입니다. -박보람, <인문학 독자를 위한 화엄경>, 불광출판사, 1만60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관련기사] ☞ "뇌·장기까지 망가뜨린다"…건강 위협하는 무서운 폭염 ☞ "女 괴롭히는 불편한 시선 그만" 1인용 초소형 헬스장 등장 ☞ 폭염 속 에어컨 고장 난 차량…경찰견 8마리 떼죽음 당했다 ☞ 중고차 가격 기준 가장 가치 있는 車는 무엇일까 ☞ "주호민, 일진 놀음 멈추고 사과하라" 현직 특수교사 분노 ▶ 2023년 나의 토정비결 · 신년운세는? ▶ 복잡한 경제법안 핵심만 모아보자! lt;ⓒ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g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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