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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피해, 정부가 보상" 특별법 발의…환자들 "의사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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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4-11-2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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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종합병원에서 한 환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발생한 환자 피해를 정부가 입증·보상하는 내용의 특별법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환자단체는 일단 환영하면서도, 정작 의사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 데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 의료대란 특별법 발의


28일 의료계와 국회에 따르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은 지난 22일 정부가 의료대란 피해 보상 의무를 져야 한다는 내용의 의료대란 피해보상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해 33명의 야당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별법은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의료대란피해보상위원회를 설치해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보상을 심의하고, 이 과정에서 피해 입증책임을 정부가 부담하도록 명시했다. 의료비 지원과 사망위로금 지급 등의 지원책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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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종합 국정감사에서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지난 2월 전공의가 한꺼번에 병원을 떠나면서 촉발된 의료대란에 환자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복지부가 운영하는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는 지난 26일 현재까지 915건의 피해 신고서가 접수됐다. 수술 지연 504건, 진료 거절 152건, 진료 차질 215건, 입원 지연 44건 등이다. 배후 진료 인력의 부재로 응급실 뺑뺑이가 속출하고 제때 치료나 수술받지 못한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심한 경우 목숨을 잃는 등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정부도 의료대란을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공중보건의 긴급 파견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는 게 야당의 지적이다. 박주민 의원은 특별법 발의 기자회견문에서 "지금의 의료대란은 무책임한 정책 결정이 초래한 명백한 인재人災"라며 "정부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피해를 입은 국민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작 피해 입힌 의료계는 빠져"


환자단체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9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26일 "피해자인 환자와 유족 관점에서 피해보상책을 마련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특히, 특별법에서 의료피해와 분쟁의 입증책임을 보건복지부장관이 진다고 적시한 점을 두고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과실과 인과관계는 피해자인 환자 또는 유족이 입증해야 하지만 전문성을 고려할 때 거의 불가능해 대부분 패소한다"며 "특별법은 환자 또는 유족이 입증책임 부담을 지지 않도록 명확히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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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환승센터 주변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대형 현수막 퍼포먼스를 펼치며 정부의 의대 증원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4.6.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한국폐암환우회,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6개 단체가 소속된 한국중증질환연합회 역시 지난 27일 입장문에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정부 배상의 실효성을 강조한 환자단체연합회와 달리 중증질환연합회는 "모든 책임을 정부 몫으로 전가하고 의료계의 책임을 배제했다는 측면에서 우려가 커진다"고 경계했다.

중증질환연합회는 정부가 미흡한 정책을 강행한 것에는 공감하지만 "근본적으로 전공의가 일시에 병원을 떠나면서 환자 피해가 발생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이라면 향후 이런 문제의사 집단사직·파업가 또 발생했을 때 정작 피해를 준 의료계는 뒤로 빠지고 뒷북 보상책으로 연명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환자를 볼모로 의사가 정부에 맞서는 상황이 얼마든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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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환자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서울의대 교수 비대위가 발표한 무기한 휴진 철회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췌장암 판정을 받은 암환자가 뒤돌아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4.6.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중증질환연합회는 "애초에 환자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기준을 정하고 보상의 범위를 구체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피해 전수조사로 인과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객관적 조사도 없이 의료계 책임은 묻지도 않고 정부에 모든 배상책임을 떠넘기자는 것은 정치 선동이지 정책 해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전공의들은 스스로를 투사라 생각하지만, 환자에게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병원을 떠난 가해자이지 피해자가 아니다"며 "가해자가 없는데 국가가 피해 보상을 한다는 건 모순된 일이다. 전공의의 복귀 조건은 허무맹랑한 주장들이 아니라 뼈저린 자기반성이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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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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