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일자리"…머스크, 해고하고 싶은 공무원 실명 공개 > 경제기사 | economics

미국 공무원 조직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해고하고 싶은 연방 공무원들의 실명을 공개하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X옛 트위터에서 기후 관련 공직을 맡고 있는 공무원 4명의 이름과 직책을 포함한 게시글 2건을 공유했다.

머스크는 납세자가 국제개발금융공사USIDFC의 ‘기후 다변화 국장’을 고용하는 데 돈을 낼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하며 “가짜 일자리가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USIDFC는 저소득 국가의 기후 변화 대응을 돕는 투자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이어 보건복지부의 환경 정의 및 기후 변화 선임 고문과 주택도시개발부HUD의 선임 고문 직책에 있는 여성들도 언급했다. 머스크는 HUD 기후 고문이 납세자에게 18만1648달러약 2억5000만원의 급여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공유하며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하지만 어쩌면 그녀의 조언이 대단할 수 있다”는 댓글을 남겼다. 에너지부 산하 대출 프로그램 사무국의 최고기후책임자인 여성도 지목 대상에 포함됐다.

CNN은 “머스크가 올린 게시물은 수천만 회 조회됐고 이름이 거론된 공직자들은 엄청난 부정적 관심을 받고 있다”며 “이들 중 한 명 이상은 SNS 계정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다른 공무원들은 머스크의 발언으로 인해 직업적 위협을 느끼거나 직장을 떠나야 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알렸다. 연방공무원노조AFGE의 에버렛 켈리 위원장은 “이런 전술은 연방 공무원들에게 공포를 심으려는 목적”이라며 “공무원들이 겁을 먹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CNN은 머스크의 이러한 행동이 처음이 아니라고 짚었다. 그는 과거에도 자신을 방해하거나 비판한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지목했다는 것이다. 메리 커밍스 조지메이슨대 컴퓨터공학 교수가 대표적 사례다. 커밍스 교수는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근무하며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프로그램을 비판하고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이후 머스크의 트위터에서 분노 섞인 비난을 받았다.

이로 인해 커밍스 교수는 머스크 팬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고 거주지를 옮겨야 했다. 커밍스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공개 지목은 특정인을 압박해 직업을 그만두게 하거나, 다른 기관들에게 ‘다음은 너희 차례’라는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앞서 머스크는 정부 내 관료주의와 낭비성 지출을 줄이겠다며 연방 공무원 대규모 감축을 선언한 바 있다.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정부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을 맡을 예정이다. 머스크의 발언과 행보는 정부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지지를 받기도 하지만 반대로 과도한 직권 남용과 개인의 신상 공개로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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