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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4배 번다" 광풍…휴대폰 3개씩 들고 묻지마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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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2회 작성일 24-02-0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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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청약광풍…기관도 밤샘 오픈런
공모주 투자용 계좌 개설에 직원 총동원

여의도 BNK증권서 6시간 기다려 번호표 받아
지방 지점에 출장까지…"스팩 청약 이상 과열"

8일 오전 6시 서울 여의도 BNK투자증권 본사에서 자산운용사 등 기관 임직원들이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배정철 기자


마켓인사이트 2월 8일 오후 3시 41분

“어젯밤 12시에 도착해 6시간 기다린 끝에 번호표를 받았습니다.”

8일 오전 6시. 서울 여의도동 BNK투자증권 본점 앞. 창구 문이 열리자 건물 앞에서 밤샘하던 50여 명의 ‘오픈런’군중이 매장 등에 먼저 들어가기 위해 뛰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들은 공모주 투자용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온 기관투자가다. 이 계좌를 개설해야 오는 19일 예정된 비엔케이스팩2호 청약에 참여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은 “오늘 계좌 개설 업무가 마감됐다”는 직원의 안내를 받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최근 공모주 인기가 치솟으면서 개인에 이어 기관의 투자 열기가 ‘광풍’ 수준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BNK투자증권 앞의 새벽 오픈런은 과열로 치닫는 청약 경쟁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날 BNK 부산 서면점에도 기관과 개인이 대거 몰려 혼란을 빚었고 입구에 ‘금일 계좌 개설 폭주로 오후 1시 이후 계좌 개설이 불가하니 다음날 방문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일부 자산운용사와 투자일임사 직원들은 출장계를 내고 울산 등 BNK투자증권 지점이 있는 지역으로 달려갔다.

증권업계에서는 공모주 시장이 지나치게 뜨거워져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DS단석과 케이엔에스, LS머트리얼즈 주가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300%씩 상승했다.

올 들어 우진엔텍300%, 포스뱅크29%, HB인베스트먼트97% 등도 모두 급등했다. 최근에는 합병 전까지 가치를 측정할 수 없는 스팩주까지 상장 직후 주가가 치솟고 있다. 그러자 기관까지 단타 행렬에 가세한 것이다. 전국에서 공모주에 달려드는 기관은 총 2000여 곳에 이른다. 3년 전까지만 해도 1000곳 남짓이었는데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개인들의 ‘묻지 마 청약’ 열기도 고조되는 양상이다. 공모주마다 수조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리고, 자녀와 친인척 계좌를 이용해 청약하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공모주 투자하는 기관만 2000곳
지난해 말 DS단석·LS머트리얼즈, 공모주 폭등에 묻지마 풀베팅
공모주 투자의 ‘묻지마’ 열풍은 최근 2~3년간 이어졌다. 하지만 기관들까지 계좌 개설을 위해 오픈런을 벌이는 등 ‘광풍’ 수준으로 바뀐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DS단석과 케이엔에스, LS머트리얼즈 등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300% 오르는 이른바 ‘따따블’ 공모주들이 등장하면서다. 합병 전까지 가치를 측정할 수 없는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에도 단타 투자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앞서 상장한 IBKS제24호스팩과 대신밸런스17호스팩도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각각 149%4985원와 225%6500원까지 치솟았다. 열풍이 휩쓸고 간 뒤 주가는 대체로 급락한다. 지금 이들 스팩의 주가는 공모가 수준과 비슷한 2140원, 2190원에 머물러 있다.
○기관, 공모주 ‘묻지마 베팅’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공모주에 투자하는 기관 수를 2000곳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 운용사는 지난달 상장한 HB인베스트먼트, 현대힘스, 우진엔텍, 포스뱅크와 이달 상장한 코셈, 이닉스 등 7개 회사 수요예측에 대부분 참여하면서 공모주 투자 열풍을 주도했다.

특히 HB인베스트먼트의 사례는 공모주 투자의 병폐를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HB인베는 지난달 주식시장에서 총 277억원의 공모금액을 모집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중소형 운용사가 대부분 ‘풀베팅’했다. 1995개 기관이 가져가는 공모금액은 100만원 남짓이라 위험 부담이 없어서다. 이후 이들은 상장 첫날 주식을 매각해 차익을 거뒀다. B운용사 대표는 “직원들에게 무조건 청약을 넣으라고 지시했다”며 “금액이 적어 실패해도 타격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관들이 ‘묻지마 청약’을 하면서 공모가는 비정상적으로 책정되고 있다. 올해 공모가격을 확정한 7개 기업 모두 공모가가 희망 범위 상단보다 높았다. 27%나 높은 사례도 있었다. 공모주 수익률이 높아지자 최근에는 기존 발행된 채권이나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저리로 빌려와 펀드 자산을 늘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펀드 운용자산이 클수록 더 많은 공모주를 받을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열기를 낮추기 위해 △의무보유 확약 시 가산점 △첫날 수요예측 참여 시 가산점 등 인센티브를 부여했으나 효과는 미미하다. 주가가 공모가 대비 200~300% 상승한 상장 첫날 매도하는 방법이 의무보유확약을 맺어 6개월간 보유하는 것보다 이득이 크기 때문이다. “공모주 수요예측 가격 결정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게 기업공개IPO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의견이다.
○개인, 가족 명의 동원해 청약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청약 이후 자녀들의 계좌를 이용해 공모주를 청약하는 개인투자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개인 휴대폰 이외에 공모주용 휴대폰공기계을 3개 이상 가지고 다니며 청약하는 방법이다. 삼성 갤럭시의 보안 폴더 앱으로 들어가 지문인식 대신 공인인증서를 통한 인증 방법을 이용하면 휴대폰 한 개당 2개 명의로 공모주를 청약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양가 부모와 부인, 자녀, 처남까지 총 9개 계좌를 동원해 공모주에 청약하는 투자자도 있다. 최근 주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족 명의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작년 하반기 IPO시장 훈풍으로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금융투자협회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6925만 개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 147만 개가 늘어났다. 대어급 IPO가 나올 때면 주식 계좌 수도 급증했다. 지난해 9월 두산로보틱스 일반청약 당시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전월 대비 60만 개 가까이 늘어났다. 청약증거금 15조원이 몰린 DS단석 상장 이틀 전인 지난달 15~16일에는 활동계좌가 12만 개가량 급증하기도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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