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오르면 연료 바꾼다? LPG 개조車 바이 퓨얼 연 300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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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 LPG 충전소. 뉴스1
유류비 부담에 민감한 차주들이 연료비가 적게 드는 LPG액화석유가스 방식으로 차량 연료 장치를 개조하고 있다.
3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연료 개조 차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861대, 올해3월 기준 678대의 휘발유 차량이 액화석유가스LPG로 연료 장치를 개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LPG 연료장치 개조는 휘발유·경유 엔진 차량에 LPG용 점화플러그·가스통 등을 장착해 구동 연료로 LPG를 추가하는 것이다. 자동차관리법제34조 자동차의 튜닝은 사전 승인신청 후 허가받은 사업자에게 작업을 의뢰하고 사후에도 검사 받는 조건으로 연료장치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최근 5년간 경유를 LPG로 개조한 차량은 없었다.
정부는 과거 LPG 연료를 장애인·국가유공자차량, 택시·렌터카 등에만 정책적으로 허용해왔다. 휘발유·경유 가격보다 LPG가 저렴해 일종의 복지 혜택으로 제공한 것이다. 하지만 2019년 친환경 정책 일환으로 정부가 수송용 LPG 연료 사용제한을 폐지하면서 일반인들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존에 가지고 있는 휘발유·경유차를 LPG 차량으로 개조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LPG 차량은 미세먼지·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휘발유·경유보다 적어 친환경차로 분류된다.
친환경차인 전기차·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연료비가 적게 들지만 아직은 차량 가격이 높다. 그래서 차주들이 고려하는 선택지가 LPG 연료 개조다. 자동차 정비 업계 관계자는 “기존 휘발유 차량의 연료를 LPG로 개조하려면 비용이 약 300만~400만원 정도 든다”라고 말했다.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제네시스 차량의 LPG 개조를 고민 중이다’ ‘주행거리 30만㎞가 넘은 차량인데, LPG 개조를 해도 문제없는지 궁금하다’ ‘LPG 개조 뒤 연료비가 3분의 1가량 덜 든다’ 등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옥 기자
특히 기름값이 고공 행진할 때 LPG 연료 개조 건수도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통휘발유 가격이 1L당 평균 1381.39원이었던 2020년 LPG 개조 차량 수는 2321대에 불과했지만, 2021년 1590.56원→2022년 1812.79원 등으로 치솟자 개조 차량 수가 3000대를 넘어섰다. 지난해엔 보통휘발유 평균가가 1642.98원으로 소폭 하락했는데, 개조 건수는 2861대로 내려앉았다〈그래픽 참조〉. 최근 5년간 LPG 연료는 보통휘발유보다 1리터당 590.21~730.99원 낮은 가격에 판매됐다.
김영옥 기자
차량 성능에는 문제가 없을까. 연료 개조를 하면 원래 연료인 휘발유·경유와 LPG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바이퓨얼’Bi-Fuel 연료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LPG가 부족할 경우 다시 기존 연료로 차량이 운행된다. 차종별로 다르긴 하지만 보통은 두 가지 연료를 가득 채울 경우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장점이 있고, 단점으로는 연비와 차량 출력이 기존 연료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
친환경 전환을 서두르는 유럽 스페인·폴란드·이탈리아 등에선 기존 휘발유·경유 차량의 LPG 전환을 독려하고 있다. 대한LPG협회는 스페인차량개조협회ASTRAVE를 인용해 지난해 스페인에서 LPG차 개조건수가 4000대를 넘어섰으며,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고 전했다. 스페인 정부는 배출가스 등급별로 도심 배출가스저감지역ZBE 진입을 제한하는데, LPG 차량은 예외로 하기 때문에 차량 개조가 늘어난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기름값이 하락세였지만 국제 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만큼 국내에서도 연료 개조 수요가 높아질 전망이다. KG모빌리티KGM는 지난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SUV 토레스의 가솔린·LPG 병용 모델 ‘더 뉴 토레스 바이퓨얼’을 출시하는 등 완성차 업계도 ‘바이퓨얼’에 뛰어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사전 허가받지 않은 불법 개조가 많아지면 ‘도로 위 폭탄’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LPG 연료의 기술 완성도가 높아져서 차량 폭발사고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차량 운행 시 안전을 좌우하는 만큼 애프터마켓에서 차량을 개조할 때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가솔린과 LPG는 연소온도가 달라 차량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개조 후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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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현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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