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료→실손보험 적자 악순환…문제는 비급여[실손지옥]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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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실손의료보험이 ‘과잉진료·의료쇼핑→의료비 증가→보험료 인상’의 악순환에 빠졌다. ‘실손지옥’의 주범은 ‘비급여 과잉진료’다. 전국민을 의료대란의 공포로 몰아넣은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초래한 주범이기도 하다. 이같은 문제의식이 커지면서 보험개혁회의와 의료개혁특위는 ‘비급여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실손보험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동안 지적돼 온 실손보험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짚어봤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실손의료보험 적자액은 무려 11조3762억 원이다. 만성적인 실손보험 적자의 원인으로 의료기관의 비급여 과잉진료가 지목되고 있다.
전체 진료비 중 비급여 비중은 15%…실손 비급여 비중은 61%
최근 비급여 진료로 실손보험을 빼먹을 목적으로 병원을 개원한 병원장 A씨와 브로커, 손해사정사, 약사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병의원 보험사기범 처음으로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다.
마취·통증의학 전문의인 병원장 A씨는 지난 2020년 12월 실손보험금을 빼돌릴 목적으로 의원을 차리고, 환자를 모집하는 브로커, 손해사정사, 약사 등을 채용했다. 이들은 환자에게 성형 수술, 피부 미용 시술 등 비급여 진료를 한 뒤 도수 치료나 무좀 레이저 치료, 줄기세포 시술을 한 것처럼 진료 기록을 꾸며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보험금 64억 원을 편취했다.
비급여 과잉진료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비급여 치료를 권해 수익을 내고, 환자는 실손보험금으로 병원에서 각종 의료·미용서비스를 시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총진료비는 120조6000억 원이고, 이중 급여 비중은 85.4%, 비급여는 14.6%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12조9000억 원 수준인데, 이 중 비급여의 비중은 무려 61%다.
총진료비의 비급여 비중과 비교해 실손보험금 비급여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이는 의료기관이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필요 이상의 진료를 했고, 실손보험 가입자도 실손보험금을 이용해 필요 이상의 진료를 받았다는 의미다.
가속 붙은 비급여 보험금 증가세…강력한 비급여 관리 절실
비급여 실손보험금의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해 말 기준 비급여 실손보험금은 10조375억 원으로 6년 전인 지난 2018년 4조6984억 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에는 비급여 실손보험금은 7조8667억 원에서 9조2136억 원으로 무려 1조3469억 원 급증했는데, 이는 백내장수술 실손보험금 탓이다. 2018년 2553억 원에 불과했던 백내장수술 실손보험금은 2020년 6480억 원, 2021년 9514억 원까지 급증하며, 3년 사이 무려 4배 가까이 급증했다.
하지만 백내장 과잉진료에 대해 금융당국은 강력한 단속과 제재가 시작된 지난 2022년부터 백내장 보험금은 급감해 지난해 903억 원을 기록했다. 비급여 관리 강화를 통해 실손보험금 지급액이 감소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수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실손보험의 정상화와 제도 유지를 위해서는 비급여 진료에 대한 강력한 관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적자는 병원의 과잉진료와 소비자의 의료쇼핑이 가장 문제이다”라며 “금융당국이 특정 진료항목에 대해 관리, 감독을 강화하면 거의 즉시 해당 실손보험금이 감소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8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실시된 보험사기특별법 혐의로 검거된 병원장 및 조직폭력배, 브로커 등 일당 174명에 대한 브리핑 현장에 가짜 환자 병원 의무기록과 보험금 청구 서류 등 압수품이 공개돼 있다. 2024.5.2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실손의료보험의 만성 적자 원인으로 의료계의 과잉진료와 일부 환자들의 의료쇼핑이 지목되고 있다. 실손보험 정상화를 위해서는 ‘비급여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실손의료보험 적자액은 무려 11조3762억 원이다. 만성적인 실손보험 적자의 원인으로 의료기관의 비급여 과잉진료가 지목되고 있다.
전체 진료비 중 비급여 비중은 15%…실손 비급여 비중은 61%
최근 비급여 진료로 실손보험을 빼먹을 목적으로 병원을 개원한 병원장 A씨와 브로커, 손해사정사, 약사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병의원 보험사기범 처음으로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다.
마취·통증의학 전문의인 병원장 A씨는 지난 2020년 12월 실손보험금을 빼돌릴 목적으로 의원을 차리고, 환자를 모집하는 브로커, 손해사정사, 약사 등을 채용했다. 이들은 환자에게 성형 수술, 피부 미용 시술 등 비급여 진료를 한 뒤 도수 치료나 무좀 레이저 치료, 줄기세포 시술을 한 것처럼 진료 기록을 꾸며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보험금 64억 원을 편취했다.
비급여 과잉진료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비급여 치료를 권해 수익을 내고, 환자는 실손보험금으로 병원에서 각종 의료·미용서비스를 시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총진료비는 120조6000억 원이고, 이중 급여 비중은 85.4%, 비급여는 14.6%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12조9000억 원 수준인데, 이 중 비급여의 비중은 무려 61%다.
총진료비의 비급여 비중과 비교해 실손보험금 비급여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이는 의료기관이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필요 이상의 진료를 했고, 실손보험 가입자도 실손보험금을 이용해 필요 이상의 진료를 받았다는 의미다.
가속 붙은 비급여 보험금 증가세…강력한 비급여 관리 절실
비급여 실손보험금의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해 말 기준 비급여 실손보험금은 10조375억 원으로 6년 전인 지난 2018년 4조6984억 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에는 비급여 실손보험금은 7조8667억 원에서 9조2136억 원으로 무려 1조3469억 원 급증했는데, 이는 백내장수술 실손보험금 탓이다. 2018년 2553억 원에 불과했던 백내장수술 실손보험금은 2020년 6480억 원, 2021년 9514억 원까지 급증하며, 3년 사이 무려 4배 가까이 급증했다.
하지만 백내장 과잉진료에 대해 금융당국은 강력한 단속과 제재가 시작된 지난 2022년부터 백내장 보험금은 급감해 지난해 903억 원을 기록했다. 비급여 관리 강화를 통해 실손보험금 지급액이 감소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수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실손보험의 정상화와 제도 유지를 위해서는 비급여 진료에 대한 강력한 관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적자는 병원의 과잉진료와 소비자의 의료쇼핑이 가장 문제이다”라며 “금융당국이 특정 진료항목에 대해 관리, 감독을 강화하면 거의 즉시 해당 실손보험금이 감소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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