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자체들, 티메프 피해지원 나섰지만…신청 0건도 다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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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뒤 전국 지자체가 1조원대 피해 지원을 약속했지만, 지급 실적은 목표액 대비 2.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건수가 한 건도 없는 지자체도 적지 않았다. 소상공인 소액 피해 위주로 설계된 지자체 피해 지원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3개 지자체에서 제출받은 티메프 피해자 지원실적을 분석해보니, 당초 지자체들은 9480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으나 현재까지 지원액수는 225억950여만원에 그쳤다. 목표 액수의 2.4% 수준이다.
9237개 업체가 8431억원의 미정산 피해를 본 서울시의 경우 실제 지원된 금액9월 23일 기준은 3억6200만원, 신청 건수는 13건이다. 서울시는 1억5000만원 한도에서 연 2.0%의 고정금리로 피해지원을 해주는 ‘이커머스입점피해회복자금’융자 규모 350억원을 운영 중인데, 신청률과 지원율 모두 극히 저조한 셈이다. 3305개 업체가 206억원의 미정산 피해를 본 인천시 역시 소상공인·중소기업 피해지원 건수는 8건, 액수는 16억150만원에 그쳤다.
반면 경기도는 상대적으로 지원이 활발했다. 경기도는 109건의 신청 중 58건이 받아들여져 155억3900만원의 지원이 성사됐다.
신청이 0건에 그치거나, 신청이 모두 기각돼 지원액이 0원인 지자체도 5곳이다. 광주·세종·충남은 각각 100억원·30억·975억원의 지원을 약속했으나, 신청 건수가 0건이어서 실제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과 대전·충청 지역의 피해 금액은 각각 374억원과 415억원이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제도가 소액 피해를 본 소상공인 위주로 설계되어있는데, 정작 그런 소상공인들은 대출을 꺼리다 보니 신청 건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티메프 피해자들의 모임인 검은우산비상대책위원회의 신정권 위원장은 “피해 액수가 천만원대 수준인 소상공인들은 금리를 부담해가며 대출을 받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해서 가족이나 지인에게 빌리는 걸 선호한다”며 “결국 융자 지원이 절실한 곳은 소상공인보다는 미정산 금액이 수억원대에 이르는 중소기업들인데, 1억원 정도의 지자체 금액 한도가 이들에게는 턱없이 모자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미정산금액이 1000만원 미만인 피해 업체의 비중은 90.4%다. 반면 미정산 피해가 1억원 이상인 업체의 비중은 2.1%에 불과하지만 피해금액의 비중은 88.1%에 이른다.
‘중복 신청’에 대한 오해도 대출 지원 신청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겨레와 접촉한 몇몇 피해자들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복 지원이 어려워 지자체 지원 신청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실제로는 대다수의 지자체에서 여분의 피해금액이 있다면 중복 신청이 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5천만원의 피해를 본 경우, 중진공에도 5천만원, 서울시에도 5천만을 중복해서 신청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타기관의 피해 지원 후에도 미정산 피해 금액이 남아있다면, 남은 금액 한도에서 서울시에도 중복으로 신청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동아 의원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어디서 어떤 도움을 요청할지 몰라 혼란스러워 한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자 지원을 위한 원스톱 금융센터 및 업종에 구분없는 실질적인 피해자 지원 금융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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