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9월 가계대출, 5.6조 늘어…8월보다 증가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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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서울 남산을 찾은 관광객이 시내와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5조6029억원 늘어난 수치다. 증가 폭은 8월9조6259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74조5764억원으로 한 달 사이 5조9148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주담대는 8월 8조9115억원 급증한 바 있다.
추석 연휴로 인해 영업일이 감소한 데다, 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맞춰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거나 취급 대상을 제한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시행된 효과도 맞물렸다.
다만 대출 수요가 급격하게 꺾이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9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앞서 대출 급증세가 나타난 7~8월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다. 9월 주담대 증가액도 8월보다 33% 감소하긴 했지만, 증가액을 영업일로 나눈 하루 평균 증가액의 감소율은 22%에 그친다. 추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대출 수요가 다시 자극받을 가능성도 있다.
은행권에선 대출 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등 대출 조이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4일부터 주택담보대출변동·혼합형 금리를 0.2%포인트 올린다. 신한은행도 신규구입자금 및 생활안정자금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이달부터 전세대출에 적용되는 감면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2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인상했고, NH농협은행은 주담대 우대 금리 축소에 나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선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연말까지는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금리가 떨어지는데도 인위적으로 대출금리를 올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근본적인 집값 상승 기대를 잡는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 추이를 지켜본 뒤 추가 규제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금융지주사 회장들을 만나 "연말까지 남은 3개월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내년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지주 차원에서 책임감을 갖고 가계부채 관리 목표를 수립해달라"고 당부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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