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달래기 나선 두산…에너빌 주주에 로보틱스 주식 더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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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사업구조 개편을 재추진하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비율을 소액주주에게 유리하게 조정해 개미개인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두산그룹은 기존 사업구조 개편안이 대주주에게 다소 유리하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을 수용해 두산에너빌리티 소액주주들이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합병비율을 재산정했다. 예를 들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새로운 분할합병비율에 따라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기존보다 1주가량 많은 4.33주 받을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등 3사 최고경영진은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옮기는 사업 재편과 관련해 변경된 분할합병비율을 공개했다.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사장,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부회장,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부사장 등 3사 최고경영진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박상현 사장은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비율을 변경했다"면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가치가 더욱 높아질 양사 주식을 동시에 보유하게 됨으로써 향후 추가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 앞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어 분할합병비율 변경 등을 포함한 안건을 의결하고 정정신고서를 공시했다. 지난 7월 발표한 사업 재편안과 구조는 동일하지만 신설 법인과 로보틱스의 합병비율이 기존 1대0.032 수준에서 34%가량 오른 1대0.043 안팎으로 조정됐다.
변경된 비율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기존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기존 3.15주를 받게 된다. 주식가치를 올해 7월 11일이사회 개최일 종가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기존안보다 약 39만원 증가하는 셈이다. 두산그룹에 따르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꿔 산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시가만 적용했던 신설 투자법인·두산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한 결과다.
두산은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 3대 사업 부문으로 재편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다. 두산그룹은 이번 사업구조 개편으로 연관 있는 사업 분야를 묶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류정훈 대표는 "글로벌 협동로봇 4위인 두산로보틱스와 건설·농업·물류 분야 글로벌 톱티어인 두산밥캣이 시너지를 내면 전문 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캇 박 부회장은 "두산밥캣의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두산로보틱스의 모션 자동화 솔루션 개발 능력 등을 접목해 무인화·자동화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사업 시너지가 없는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로 있는 것보다 두산로보틱스와 모회사-자회사가 되는 쪽으로 재편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두산의 사업구조 개편안이 발표되며 증시에서는 관련 기업 주가의 희비가 엇갈렸다. 사업 개편의 수혜자로 평가받는 두산로보틱스는 주가가 급등한 반면 소액주주 피해가 우려됐던 두산에너빌리티는 평소보다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코스피에서 두산로보틱스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9.82% 급등한 7만1600원으로 마감했다. 반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0.98% 오르는 데 그치며 2만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이른바 소형모듈원전SMR 관련주로 분류되며 상승세를 이어 나간 것에 비하면 이날의 상승폭은 둔화된 것이다.
[정지성 기자 / 김대은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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