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합병비율 재조정"…에너지빌리티 주주에 주식 더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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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기자 100여명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2가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다.
두산그룹은 지난 7월11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사업 구조 재편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원전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 산하 알짜 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에 흡수 합병하겠다는 게 뼈대다. 그러나 이 재편안이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자 3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에너빌리티·밥캣·로보틱스 3사 최고경영자CEO가 기자회견을 열고 주주 소통에 나선 것이다.
이날 두산그룹은 기존 사업 재편안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주주들의 반대를 고려한 ‘당근’을 제시했다. 소액 주주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합병 비율을 다시 산정했다는 얘기다. 박 사장은 이날 “현재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기존 안에선 사업 재편 뒤 27만원 마이너스-를 보게 됐으나, 앞으론 12만원 플러스로 바뀐다”고 했다. 보유 주식 가치가 기존 안보다 39만원 늘어난다는 의미다.
두산의 사업 재편안은 구체적으로 에너빌리티에서 밥캣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를 분할한 뒤, 이 신설 법인을 로보틱스가 다시 흡수 합병해 자회사로 둔다는 방안이다. 두산 쪽에 따르면 이번 합병 비율 변경에 따라 현재 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개편 뒤 에너빌리티 주식 88.5주와 로보틱스 주식 4.33주를 받는다. 비율 변경 전엔 에너빌리티와 로보틱스 주식 각각 75.3주, 3.15주를 받게 돼 있었으나, 주식을 더 주기로 한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불씨는 남았다. 이날 두산은 주가가 고평가된 상장사 로보틱스의 합병 시 주당 가치주당 8만114원를 그대로 유지하고,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 법인에 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적용해 신설법인의 주당 가치를 기존 1만221원에서 2만9965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신설 회사의 자산가치와 알짜 회사인 밥캣의 미래 수익성수익가치을 함께 고려해 주당 가치를 다시 제대로 따지라고 요구했지만, 임의로 프리미엄을 붙인 것이다. 두산 쪽은 “가치 평가를 맡은 회계법인들이 상장사두산밥캣의 경우 미래 수익성 평가액이 주가와 크게 차이 날 경우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평가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산밥캣 주주들의 반발을 산 밥캣과 로보틱스의 합병 가능성도 사라진 건 아니다. 박 사장은 “1년 뒤 밥캣과 로보틱스의 합병 추진 여부를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당분간 상황을 보다가 명분이 생기면 다시 밥캣과 로보틱스의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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