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물적분할 초강수에 주가 환호…미다스의 손 박병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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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도 처참한 실적 예고…외인비중도 ↓
4개 자회사로 분할…12년만에 희망퇴직도 단행
만성적인 실적 부진으로 고심하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사업부 물적분할·구조조정 초강수에 20만원대를 회복했다. 과거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던 인수합병Mamp;A 전문가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가 구조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엔씨소프트는 21일 20만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만원을 회복한 건 이달 8일 이후 8거래일만이다. 장중 엔씨소프트는 최고 5%대 상승률을 보이며 20만3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1년 전인 작년 12월의 최고가종가 기준 28만1000원에는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이날 엔씨소프트 주가는 단순·물적 분할을 통해 4개의 자회사비상장 법인를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급등했다. 신규 지식재산권IP 개발은 스튜디오 체제로, 게임 개발 스튜디오 3개, 인공지능AI 기술 전문 기업 1개 등 4개의 비상장 법인을 둔다. 신설 법인이 3년 내로 폐업이나 매각될 경우 본사로 재고용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회사는 인력 재배치와 희망퇴직 프로그램도 병행할 예정이다. 엔씨가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건 2012년 이후 처음이다.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는 사내 편지로 "회사의 재무 성과가 지속 악화되고 있어 자칫하면 만성적인 적자 기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며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데 대해 경영진 모두가 책임을 통감하며 직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실제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3분기 연결 매출액이 3922억원, 영업이익이 86억원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 7.3%, 47.9% 줄어든 수준이다. 주당순이익EPS 추정치 역시 전년 대비 33% 줄어든 1326원에 그쳤다. 외국인 보유 비중 역시 1년 전 41%에서 최근 36% 수준까지 낮아졌다.
증권가에선 이번 물적분할과 관련해 긍정적 기대감이 먼저 나왔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물적분할이 엔씨소프트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리니지를 제외한 신규 IP 개발과 성공이 잘 이뤄지지 않는 동사 특성상 자회사의 책임경영과 자생력 확보가 신규 IP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호평했다.
특히 이번 기업 재편 과정에서 과거 기업 Mamp;A 전문가로 하나로텔레콤 매각을 성공시킨 박병무 공동대표의 역할이 주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대표는 2006년 3월 하나로텔레콤 사장 취임 후 2년 만에 하나로텔레콤을 SK텔레콤에 매각시킨 성공 주역이다. 박 공동대표는 작년 말 영입돼 올해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선임됐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이번 구조조정 안이 엔씨의 본질적 경쟁력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상부의 의사결정이 중요한 중앙집권적 체계였던 엔씨소프트에서 임원들이 먼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게 아쉽다"며 "직원들을 내보내면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는 개선될 수 있지만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을 고려할 때 실력 좋은 에이스급이 먼저 탈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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