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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과태료 내고 세금 피하는 다국적기업···국회는 대책 마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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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4-10-2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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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기재위원장, ‘과세자료제출 회피방지법’ 대표발의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공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외국 다국적기업이 내는 법인세 통계. 외국 다국적기업이 한국에 내는 법인세수 비중은 7%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공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외국 다국적기업이 내는 법인세 통계. 외국 다국적기업이 한국에 내는 법인세수 비중은 7%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국회가 과세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기업들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에 나선다. 구글·페이스북·넷플릭스·에어비앤비 등 다국적기업이 세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과세자료 제출을 거부해도 국세청이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다만 법이 개정되더라도 미국 등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의 제재라는 한계가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국세청에 과세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자에게 반복해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국세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국세청의 자료제출 명령을 반복적으로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기간이 지난날부터 1일당 하루 평균 수입액의 0.003% 범위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소득을 해외로 이전하는 등 평균수입금액을 추산하기 어려우면 1일당 최대 1000만원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개정안은 수백억~수천억원대의 법인세를 내지 않기 위해 ‘쥐꼬리 과태료’만 내고 국세청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버텨온 다국적기업들을 겨냥하고 있다. 현행법 체계에서는 자료제출을 거부하면 과태료를 1회 이상 매기기 어렵고, 과태료 금액도 최대 5000만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다국적기업들은 한국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도 로열티 명목으로 해외 본사에 돈을 보낸 후 “자료는 해외 본사에 있다”면서 국세청의 세무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특히 법원이 다국적기업의 손을 들어주면서 국세청은 과세할 때 더욱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9년 자료제출을 거부한 한 다국적기업에 92차례에 걸쳐 총 18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는데, 법원은 2021년 ‘하나의 세무조사에는 한 건의 과태료만 인정한다’면서 과태료를 2000만원으로 줄여줬다. 이 판결 이후 국세청의 외국계 기업에 대한 과태료 부과 건수는 98% 급감했다. 국세청이 송 위원장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과세자료 제출을 거부한 외국계 기업에 부과한 과태료는 2019년 116건에서 지난해 2건으로, 부과금액은 같은 기간 21억800만원에서 6600만원으로 줄었다.

구글·넷플릭스·에어비앤비 등 외국 다국적기업에서 한국 정부가 거둔 법인세수 비중은 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 수준이다. OECD 평균인 22%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법인세로 155억원만 냈다. 이는 네이버가 낸 법인세의 3.1%에 불과하다. 구글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발생한 앱스토어·인앱 결제 등 매출을 해외 본사 수익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그 나라에서 번 돈에 대한 세금은 그 나라에서 내야 한다’고 보고 법인세를 매겨도 다국적기업들은 대형로펌을 끼고 불복 소송으로 대응해왔다. 자료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탓에 국세청의 외국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 패소율이 높다. 국세청이 송 위원장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외국인·외국계 기업에 대한 국세청의 조세행정소송 패소율은 지난해 기준 19%로, 전체 소송 평균9%의 두 배가 넘는다. 특히 외국인·외국계 기업이 6대 대형 로펌을 대리인으로 내세운 경우 국세청 패소율액수 기준은 79.3%에 달했다.

100억원 이상 조세행정소송에서 국세청 패소율.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100억원 이상 조세행정소송에서 국세청 패소율.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한국과는 달리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과세자료 제출 거부에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한다. 미국에선 세무조사에 필요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세무시효를 중단하고, 조사 과정에서 제출하지 않은 자료를 나중에 법원 불복 단계에서 증거로 제출하는 것을 금지한다. 영국에서는 납세의무자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세무조사 단계에서 법원 승인을 받아 자료 제출을 강제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납세협력 의무를 위반하면 입증책임을 세무당국에서 납세자에게 돌린다. 영국과 독일은 자료 제출을 반복적으로 거부하면 과태료가 순차적으로 높아지는 가산세를 도입했다.

학계는 한국도 조세회피에 대한 더 강력한 제재를 도입하자고 조언했다. 국세청이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한국세법학회의 ‘다국적기업 등의 세무조사 비협조 거부에 대한 제재의 개선방안 연구’ 용역보고서를 보면, 한국세법학회는 이행강제금 반복 부과뿐 아니라 국세청의 법원을 통한 문서제출명령 제도화, 자료제출 거부 납세의무자에 대한 소송시 입증책임 전환, 자료제출 거부 시 조세쟁송소송 및 심판에서 사후 자료제출 제한, 시효 중단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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