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당 침실 1개도 안돼" 노인 요양서비스 너무 부족…보험사 등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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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요양 인정 116만···5년 새 35.8% ‘껑충’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보험료는 약 490만원2022년·보험개발원. 매달 성실하게 내는 돈을 더 값지게 쓰기 위해. ‘이’왕 낸 ‘보’험료를 ‘소’중한 우리 인생에 [이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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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난해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지만 사회안전망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장기요양보험 재정이 곧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정부가 장기요양 시장 활성화를 위한 민간 보험사의 진출 규제를 완화해주기로 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한국 사회가 초고령화에 접어들며, 안정적인 노후 대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삶의 말미를 책임지는 ‘장기요양’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장기요양 등급 인정자는 약 30만명이나 증가했다.
이처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수요를 서비스 공급이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각종 규제와 제도적 장벽에 막혀 민간 시장의 활성화도 막혀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관련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요양 서비스 양적·질적 강화를 위해 민간 보험사의 참여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상도 늘고, 신청도 늘고…수요 쫓지 못하는 공급
29일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등급을 인정받은 사람인정자은 총 116만5030명으로, 1년 전109만7913명 대비 6.1% 늘었다. 지난 2020년85만7984명과 비교하면 최근 5년 새 35.8% 불어났다. 고령이나 질병, 장애 등으로 혼자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이들이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물론, 그 증가 속도도 빠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장기요양을 신청한 이들도 지난해 처음으로 130만명을 넘어섰다.
장기요양보험은 고령자와 노약자의 일상생활을 돕기 위한 공적 사회보험 제도로,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됐다. 단순한 의료 지원을 넘어 식사·세면·배변·이동·수면 등 생활 전반에 걸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서비스는 요양시설 입소 또는 재가방문 형태로 이뤄진다. 지난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화에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장기요양보험은 노인 생활을 보장하는 핵심 복지 인프라로서, 노후 복지의 큰 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문제는 장기요양 서비스 수요를 공급이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의 장기요양기관시설·재가 3만1281곳에서 장기요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력은 67만6019명이다. 하지만 현재 실제 기관에 입소해 있는 장기요양 인정자는 82만5514명에 달한다. 122%가 넘는 수용률로, 이미 정원을 초과했다. 요양시설은 10곳 중 7~8곳이 30인 미만의 소규모 시설이거나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특히 수요가 집중되는 도시 지역의 공급 부족은 더욱 심각하다. 예컨대 서울 중구나 부산 남구 등에서는 75세 이상 100명당 제공할 수 있는 침실수는 1개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기 양주시97.7개나 포천시69.7개 등 지방 중소도시에 비해 극명한 불균형을 보이는 대목이다. 잠재 수요가 많은 지역일수록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장기요양보험의 재정수지는 내년부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2031년에는 누적준비금이 모두 소진될 것이라는 경고음도 들린다. 정부 역시 장기요양보험 재정 한계에 직면해 있다.
너도나도 보험사들 문 두드리지만…규제 앞에 ‘멈칫’
이처럼 장기요양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요양 수요 증가는 보험업계 입장에서도 새로운 기회이자 대응 과제다. 고령층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생명보험사는 장기요양을 보장 상품 판매에서 나아가 서비스 제공까지 확대할 수 있다.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KB라이프다. 이미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송파·서초·강동 등 수도권에서 장기요양시설을 운영 중이다. 올해 은평, 광교, 강동 등에 신규 3개 지점을 개소할 계획이며, 향후 추가 부지도 검토 중이다. 현재 토지·건물 직접 소유 방식으로 시설을 확장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규제 개선과 연계한 위탁운영 모델로의 전환을 계획 중이다. 아울러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접목한 고급형 요양서비스 개발도 병행한다.
신한라이프도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를 중심으로 요양시설과 주거형 시니어 서비스 모델을 분리·운영 중이며, 지방 사업장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은퇴 이후 삶 전반의 관리’를 포괄하는 라이프케어 플랫폼 전략을 내세우며, 종합 시니어 서비스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다. 삼성생명도 최근 조직 변화와 함께 올해 시니어리빙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으며, 하나생명·KDB생명 등도 요양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규제 등의 진입 장벽에 산업 규모가 크지 못하고 있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보험사들이 가장 크게 지적하는 장벽은 시설 운영자의 토지·건물 소유 요건이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30인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요양시설은 사업자가 직접 해당 부지와 건물을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해야 한다.
요양시설은 공공 비용으로 운영되는 사회 인프라인 만큼, 법령상 민간 사업자가 부지를 직접 소유해야 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지가가 높은 수도권에서 시설을 확보하고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다수 보험사들은 요양시장에 대한 기대와 회의 사이에서 ‘준비는 하되, 신중히’라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함께 생보업계 ‘빅3’로 불리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역시 장기요양 사업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중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당장 구체적인 추진 계획이나 실행 중인 과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보험업법, 의료법, 복지법이 교차 적용되는 다중 규제, 요양시설 가격 규제에 따른 수익성 제한, 본업과의 시너지 구조 부족 등도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규제 완화 기조는 고무적…사업의 공공성 인식 필수
이런 가운데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요양사업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금융당국은 저출산·고령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보험사의 자회사·부수업무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보험사는 자회사를 통해 요양과 건강관리헬스케어, 장기임대 관련 새로운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보험사의 요양시설 건립도 활성화한다. 이를 위해 토지 용도 제한 등으로 불가피하게 요양 이외 업무를 하는 경우도 허용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100% 요양시설 운영만 허용해 제한이 많았으나 보다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한국 장기요양 시장의 규모도 큰 폭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장기요양 시장은 약 17조원 규모 수준으로, ‘고령화 선배’인 일본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요양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요양시설은 건강보험 재정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공공적 성격의 인프라인 만큼, 수익성만을 우선시한 무분별한 민간 진입은 돌봄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요양시설 운영비의 60% 이상이 인건비로 구성돼 있어 수익률을 높이려면 결국 돌봄 인력을 줄이거나, 서비스 질을 낮출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토지·건물 소유 규제가 완화된다면 리츠와 같이 외부 자산을 임대해 운영하는 경우 임대료가 오르거나 계약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는 결국 입소자의 주거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요양시설은 국민이 납부한 장기요양보험료로 운영되는 공공 인프라에 가깝다”면서 “일부 규제 완화도 필요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 요건이나 회계 투명성 등의 운영 지표 기준을 명확히 설정한 ‘조건부 진입’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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