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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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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2회 작성일 24-10-0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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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영풍·MBK 측이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한국거래소가 고려아연에 대해 자사주 공개매수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는 등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2일 영풍 측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 결정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고려아연은 경영권 방어 수단 중 하나인 자사주 매입을 계속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서겠다며 공개매수 기간9월13일~10월4일 동안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해 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자본시장법 제 140조에 따르면 공개매수자와 그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 기간 공개매수 대상 회사의 주식을 공개매수 외의 방식으로 매수할 수 없다.

법원,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종합

MBK 측 "자사주 취득, 배임행위·시세조종 행위‥자사주 매입 가능 자금 586억원에 불과"

이에 대해 MBK 측은 "고려아연이 영풍의 특수관계인으로 인정되지 않아서,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이 금지돼야 한다는 영풍 측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는 정상 주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배임이므로 금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는 법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주장이다.


MBK 측은 "이 사건 분쟁의 당사자는 MBK·영풍과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일 뿐이고, 고려아연은 분쟁의 당사자도 아니므로 분쟁의 일방 당사자인 최윤범 회장을 위해 회사 자금을 사용해 자기주식을 취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려아연의 실제 시가는 주당 50만원 정도인데, 현재 70만원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 고려아연 주식의 주가를 고려할 때 자기주식을 취득할 이유가 없고, 이런 주식을 고려아연이 주당 80만원에 취득하는 경우 그 즉시 주당 30만원가량의 손해를 입게 된다. 이러한 의사결정을 한 고려아연 이사는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세조종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BK는 "고려아연이 MBK 공개매수 기간 종료일에 즈음한 10월 2일에 주당 80만원에 자기주식을 취득하겠다고 결정할 경우, 고려아연의 시세가 일시적으로 금 80만원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승하게 되고, 일반 투자자들은 금 75만원의 공개매수를 제안한 MBK의 제안에 응하지 않게 될 수 있다"며 이는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상 별도 매수 금지의무 위반에도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MBK는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자 및 그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 기간이 종료하는 날까지 별도 매수할 수 없고, 고려아연은 영풍의 계열회사로서 특별관계자에 해당하므로 공개매수 기간 종료일인 10월 6일까지 고려아연 주식을 별도로 매수할 수 없는데, 이러한 별도 매수 금지의무는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 상의 혼란과 시세조종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고려아연이 10월 2일에 주당 80만원에 자기주식 취득을 결의하는 경우 이러한 자기주식 별도 매수 금지의무에 위반된다는 주장이다.


대항공개매수 취지에도 반한다고 전했다. 어느 공개매수가 진행되는 기간에 그에 대항하는 공개매수가 이루어지는 경우 최초 공개매수자는 다시 본인의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하고 공개매수 기간을 연장하는 조처를 할 수 있다. 그런데 고려아연이 10월 2일에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이사회 결의를 하고 실제 공개매수는 MBK 공개매수 기간이 종료된 이후인 10월 7일에 진행하는 경우 MBK가 본인의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하거나 기간을 연장할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이는 법률상 대항공개매수 제도의 취지를 몰각시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MBK는 또 주주총회결의에 따른 이익잉여금 한도상 자기주식 취득이 불가하다는 점을 짚었다. 고려아연은 2024년 3월에 있었던 정기주주총회에서 2693억1137만1071원을 차기이월 이익잉여금으로 정했다. 그렇다면 고려아연이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2024년도에 중간배당 또는 자기주식 취득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주주총회에서 정한 금액 범위로 한정된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이미 중간배당,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 등으로 위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이사회 결의로 사용했고, 따라서 2024년도에는 더 이상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자금이 남아 있지 않으며, 이사회 결의를 하더라도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시 전량 소각 방침‥배수진 친 최윤범 회장, 쓸 수 있는 카드 다 쓴다

한편 고려아연은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재판 과정에서 자사주 전량 소각 방침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인정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현 경영지의 지배력이 커지는 효과가 있으며 우호적인 기업과의 주식 교환을 통한 우호 지분 확보도 가능해진다.


고려아연이 이번 재판을 통해 자사주 전량 소각 방침을 밝힌 것은 우호 기업과 자사주 교환을 통한 의결권 지분 확보 차원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쓰겠다는 내용으로 재판부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과 대항 공개매수 투트랙 전략을 쓸 수 있게 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이 최근 기업어음CP 발행으로 4000억원을 마련하고 증권사 대출 등의 실탄을 준비해 둔 것도 자사주 매입을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있다.


MBK 측이 1주당 공개매수가를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인상한 만큼, 최 회장이 지분 6% 확보를 위해 주당 80만원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선다면 필요 자금은 총 1조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고려아연 측이 최씨 일가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우호 세력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도 대항 공개매수를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추석 연휴를 전후해 일본 도쿄를 찾아 세계 최대 광산 기업인 BHP 일본법인 소속 고위관계자와 회동하고, 글로벌 투자회사인 일본 소프트뱅크 측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계열사인 켐코의 최내현 회장과 고려아연 호주 계열사인 아크에너지 최주원 대표 등도 글로벌 우호 세력 확보를 위해 뛰고 있다. 최 회장 측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도 접촉해 1조원 안팎의 자금 마련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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