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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자고 일어나면 또 폭등…초콜릿 대란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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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3회 작성일 24-03-2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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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에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심상치 않다는 소식 우리도 어제27일 전해 드렸는데 보도가 나간 뒤에 값이 또 치솟았다고요.

<기자>

이 표 보시면 초콜릿에 들어가는 코코아 가격, 그야말로 통제불능 상태라는 게 바로 느낌이 오실 겁니다.


지난 50년 동안의 추이를 지금 한꺼번에 보고 계신데요.

코코아 값이 지금처럼 급격한 변동을 보인 건 46년 전인 70년대 후반 이후로 처음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그때보다 지금 훨씬 더 상승폭이 가파르고요.

사실 그동안의 물가 상승세를 생각하면 코코아 가격은 오히려 실질적으로는 하락세였던 기간이 길었다고 할 수 있는데, 올해 들어서 그야말로 자고 일어나면 수직 상승하는 비정상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제 아침에 모닝와이드에서 말씀드렸던 코코아 가격은 이번 주 초반에 사상 처음으로 톤당 9천 달러를 넘었다는 거였는데요.

어제 장중 한때 1만 달러까지 이틀 만에 돌파해 버렸습니다. 이틀 만에 1천 달러 가까이 또 오른 거죠.

지난 1년 사이에 무려 250% 가까이 3.5배 정도 오른 건데, 그 상승세가 지난해 4분기 이후에 집중돼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을 놓고 보면 비트코인의 상승세도 코코아에는 댈 게 못 됩니다.

<앵커>

코코아 가격이 이렇게까지 오르는 건 상당히 낯섭니다. 왜 이렇게까지 오르는 거죠?

<기자>

근본적으로는 공급이 부족하고, 시장이 꼬이기도 했습니다.

일단 코코아 공급은 수요에 비해서 3년째 부족한 상태인데요.

앞으로도 충분히 늘어날 상황이 못 됩니다.

전 세계에서 먹는 코코아의 75%는 서아프리카에서 생산됩니다.

코트디부아르가 45%, 그리고 가나초콜릿의 그 가나와 카메룬을 비롯한 인근 3개 나라가 합쳐서 26% 정도입니다.

공급부족은 3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특히 지난해 여름에 이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카카오콩 나무가 잘 걸리는 전염병이 돌고, 그렇지 않아도 부족했던 공급량이 더욱 줄어들게 된 겁니다.

몇 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엘니뇨 현상, 태평양의 바닷물이 뜨거워지는 현상이 최근에 지구 온난화로 더 심해지면서 심한 폭우와 가뭄이 교차한 탓이 큽니다.

지금 형편으로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 지역의 카카오콩을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게 초콜릿 회사들의 얘기입니다.

[윤종상/롯데웰푸드 매니저 : 가나 산 코코아는 지금 구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까요. 가나 초콜릿은 원래 100% 가나 산은 아니고 저희가 맛을 위해서 가나 산이랑 중남미 산을 소량 섞어서 스펙을 맞추거든요. 그대로 유지할 거고, 단지 가나 초콜릿 외에 다른 초콜릿 제품은 다른 산지에서 구한 카카오로 가공한 초콜릿을 사용하게 될 경우가 많고요.]

<앵커>

기후변화도 심각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근본적인 문제가 따로 있다고요?

<기자>

지금 지구 온난화 탓 날씨 탓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함께 나오는 게, 코코아 초콜릿이야말로 전 세계적으로 비정상적인 유통 구조로 인한 위기가 이미 예견된 품목이었다는 분석입니다.

서아프리카 지역은 전부터 극심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농부들이 심은 지 수십 년 된 나무에서 계속 카카오콩을 쥐어짜내다시피 해온 지역입니다.

게다가 이 지역 농부들은 이렇게 폭등한 카카오콩 값을 시장의 변화에 따라서 받는 게 아니라, 나라가 정한 가격으로 받습니다.

올해 이 지역 농부들이 받게 돼있는 가격은 톤당 1천700달러 수준입니다.

지금 국제 도매가 5분의 1도 채 안 되는 겁니다.

초콜릿 시장의 커지는 이윤은 카카오 콩에서 세금을 거둬가는 그 지역의 정부 국제 유통업자들 초콜릿 회사들이 챙겨 왔다.

아프리카 농부들은 돈이 없어서 병충해에 강한 새 나무를 심지도 못 하고 기본적인 방역도 하지 못해 온 상황이 키운 그야말로 예고된 위기였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입니다.

이렇게 해서 한 번 시장에 교란이 일어나고 나니까 지금의 코코아값 폭등 사태는 공급 부족 탓을 할 수 있는 수준도 넘어섰고요.

국제시장에서 브로커들 사이에 눈치 싸움까지 나타나고 있어서, 예측이나 전망이 불가능한 수준인 상황입니다.

이미 허쉬 같은 대기업들도 제품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고요.

지금 코코아 가격 폭등세는 워낙 단기간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초콜릿을 비롯해서 빵, 과자, 아이스크림 카카오콩이 쓰이는 모든 제품의 가격 상승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걱정이 큽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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