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주 추격 매수하다 급락 충격…350달러대 테슬라, 매수 폭발[서학픽] > 경제기사 | economics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8주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순매수 규모는 3주째 줄어들며 5억달러 밑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절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순매수는 테슬라에 집중됐다. 반도체주와 나스닥100지수가 내려갈 때 3배 수익을 얻는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가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진입해 하락 베팅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순매수 구성 종목을 보면 증시 전반의 강세를 낙관하는 건전한 모양새는 아니었던 셈이다.

반면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와 나스닥100지수가 올라갈 때 3배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ETF와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서며 순매도를 나타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급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묘한 매도 타이밍이다.

서학개미 순매수·Samp;P500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3~19일결제일 기준 지난 17~21일 4거래일간 미국 증시에서 4억8400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지난 17일은 프레지던트 데이로 휴장했다.

이 기간 동안 Samp;P500지수는 1.5% 오르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했고 나스닥지수는 2.1%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20~21일 이틀간 Samp;P500지수는 2.1%, 나스닥지수는 2.7% 떨어졌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던 지난 13~19일 사이에 테슬라를 3억4682만달러, 압도적인 규모로 순매수했다.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도 8499만달러 순매수했다.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된 테슬라 상승 베팅만 4억3181만달러로 이 기간 전체 순매수 규모의 89.2%를 차지했다.

테슬라 주가가 지난 11일 328.5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하면서 지난 13일 350달러를 넘어서고 19일엔 360달러까지 상향 돌파한 가운데 대규모 순매수가 이어진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직전주엔 TSLL를 3억1030만달러 순매수해 테슬라9427만달러보다 더 많이 순매수하며 400달러선이 깨진 테슬라를 주워담았다.

미국 하원의장을 지냈던 낸시 펠로시가 선택한 AI인공지능 의료회사 템퍼스 AI는 5563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이며 3주째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템퍼스 AI는 투자 고수로 알려진 펠로시가 지난 1월14일 콜옵션을 매수한 날부터 주가가 급등세를 탔다.

템퍼스 AI 주가는 지난 1월14일 종가 31.83달러에서 지난 19일 85.71달러로 한달 남짓만에 169% 폭등했다. 서학개미들은 템퍼스 AI가 지난 19일까지 미친 듯이 폭등하던 3주 동안 추격 매수에 나섰다. 하지만 템퍼스 AI는 20~21일 이틀간 20.6% 폭락하며 주가가 7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2월13~19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

서학개미들은 AI 기반의 신약 개발회사인 리커전 파마슈티컬스도 5473만달러 순매수했다. 리커전 주가는 지난해 6월 중순 이후 5.5~8.5달러 사이의 박스권에서 횡보하다 지난 14일 하루에 23.9% 폭등하며 단숨에 10달러선을 상향 돌파했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13~19일 사이에 순매수한 리커전 주식 5473만달러 중 대부분인 5243만달러가 지난 14일 주가 폭등 이후 순매수분이다. 리커전도 주가가 튀어 오르자 서학개미들의 자금이 쏠린 것이다. 리커전 주가는 지난 20~21일 이틀간 14.6% 급락했다.

AI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회사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도 5153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120달러를 넘어섰다가 19일 10.1% 급락했다.

서학개미들은 팔란티어 주가가 급락한 지난 19일에 1920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나머지 3233만달러는 주가가 사상최고가 경신을 계속하던 지난 13~18일 사이에 추격 매수한 것이다.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 19~21일 사흘간 18.7% 급락했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낙관하며 나스닥100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와 Samp;P500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뱅가드 Samp;P500 ETFVOO도 각각 3132만달러와 2605만달러 순매수했다.

하지만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도 3956만달러 순매수했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 역시 1965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반도체주와 나스닥 대형주에 대해 강력한 하락 베팅이 시도된 것이다.

이외에 천연가스 지수 하락시 2배 수익을 얻는 프로셰어즈 울트라숏 블룸버그 천연가스 ETFKOLD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가능성이 대두되자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KOLD는 2921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코인베이스 데일리 ETFCONL도 2666만달러 순매수됐다. 코인베이스 주가가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하락하자 반등을 기대하고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인베이스 주가는 지난 20~21일 사이에 9.0% 추가로 떨어졌다.

2월13~19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

반면 서학개미들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3억3288만달러 대규모 순매도했다. SOXL이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8거래일 연속 20.4% 급등한 가운데 차익 실현 매물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도 1억4260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TQQQ는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5거래일 연속 6.3% 올랐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 ETFQLD 역시 2331만달러 순매도됐다.

엔비디아와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도 1억8235만달러와 7176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3~19일 사이에 139달러를 넘어서며 지난달 27일 중국 딥시크의 저가형 AI 모델에 대한 충격에서 거의 벗어났다.

서학개미들은 이외에 애플과 대만 파운드리회사 TSMC ADR미국 주식예탁증서을 3553만달러와 3316만달러씩 순매도했다. 맞춤형 AI 반도체회사 브로드컴과 마이크로소프트도 각각 1487만달러와 957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양자컴퓨팅 회사인 리게티 컴퓨팅은 최근 주가가 완만한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1500만달러 순매도됐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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