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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기업 위한 그림자 조세 정비…지자체 재정엔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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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8회 작성일 24-03-2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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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부담금 감면 등도 폐지 예정

영화발전기금은 정부 예산 지원

전력기금 부담률 2.7%까지 하향

삼성·하이닉스 전기료 연 300억 ↓


정부가 ‘그림자 조세’로 불리는 부담금을 22년 만에 대대적으로 정비한 것은 그동안 관행적 부과로 인해 국민·기업에 미치는 부담이 상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제 상황에 맞지 않거나 목적을 다한 부담금 등이 폐지 대상이 됐다. 다만, 개발부담금 감면 등의 경우 특정 개발업자에게 이득을 주는 측면이 있는 데다 경감액의 상당 부분이 지방자치단체에 돌아갔던 재원이어서 지방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국민·기업 위한 그림자 조세 정비…지자체 재정엔 빨간불
한 영화관의 상영 시간표. 연합뉴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에 정비 대상에 오른 32개 부담금은 원인자·수익자 부담 등 부담금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항목 위주로 선정됐다. 가령 출국납부금 중 1000원의 빈곤퇴치기여금이 부과되는데 여행객이 빈곤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원인자 부담 원칙에서 벗어난다. 또 국제 우호 친선 증진을 위해 여권 발급자에게 부과됐던 국제교류기금 역시 여행객과 공공외교 간 관련성이 작아 부담금 취지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국제교류기여금의 경우 복수여권은 3000원 인하하고, 단수여권·여행증명서는 면제키로 했다.


정부는 부담금 정비가 기업의 경제활동 촉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00세대 이상 규모의 공동주택분양가격의 0.8%, 단독주택용 토지〃 1.4%를 분양하는 사람에게 부과됐던 학교용지부담금은 폐지된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규 학교용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여유재원이 있는 만큼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기업 부담을 줄여 주자는 취지다. 분양가 4억5000만원 공동주택 기준 약 360만원의 분양가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또 개발사업 시행자에게 개발이익의 일정 비율을 부과하는 개발부담금도 올해 사업 인가분에 대해 한시 감면수도권 50%, 비수도권 100%해 주기로 했다.
영세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비 방안도 마련됐다. 경유차 소유자에 부과하는 환경개선부담금은 영세 자영업자개인소유 배기량 3000㏄ 이하, 최대 적재량 800㎏ 이상 일반형 화물차에 대해 50% 인하된다. 또 폐기물 소각·매립 시 부과하는 폐기물처분부담금에 대한 중소기업 감면 기준 적용 대상도 기존 연 매출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된다. 농지 전용 시 부과하는 농지보전부담금도 비농업진흥지역에 한해 개별공시지가의 30%에서 20%로 부과요율이 인하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도로법상 원인자부담금 등 부과 타당성이 낮은 13개 부담금도 폐지키로 했다.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 부담률도 현행 3.7%에서 2.7%까지 낮추기로 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간 약 300억원의 전기요금을 아낄 것으로 추산된다. 두 회사는 2022년 낸 전기요금만 3조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부담금 부담 경감 혜택이 특정 개발업자에게 주로 돌아가고, 지자체 재정 여건이 악화될 수 있는 점은 문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개발부담금 감면, 학교용지부담금 폐지 등은 개발업자에게 이득을 주는 특혜”라면서 “전체 부담금 경감액 중 절반이 지자체에 귀속됐던 재원이었다는 점에서 지자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상 기획재정부 2차관오른쪽 네 번째이 지난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민·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부담금 정비 방안에 대해 관계 부처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극장을 찾는 관객이 내온 영화관 입장권 부과금이 폐지돼도 이를 재원으로 운영해온 영화발전기금은 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유지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산업은 K콘텐츠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만큼 영화발전기금을 유지하고 재정 당국과 협의해 부담금 외 다른 재원을 통해 영화산업을 차질 없이 지원할 방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체부는 부과금 폐지가 실제 영화 관람료 인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주요 상영관과 관람료 인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영화발전기금을 관리하는 영화진흥위원회에 대한 정부의 입김이 강해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정부의 성향에 따라 입맛에 맞는 사업만 지원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다.

세종=이희경 기자,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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