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안저어도 알아서 가는 배, 네이버 도착보장 > 경제기사 | economics

본격 론칭 6개월 만에 큰폭의 성장

네이버 도착보장관에서 제품명 앞에 네이버단독, N도착보장 등의 홍보 문구를 단 입점사들. 도착보장관 캡처

지난해 12월 론칭한 네이버의 빠른배송 서비스인 도착보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경쟁 이커머스 플랫폼처럼 사활을 건 홍보나 막대한 투자를 하지 않는데도 브랜드사가 앞다퉈 입점을 희망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브랜드사가 알아서 도착보장 독점상품이라는 홍보 문구까지 달고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의 지위를 십분 활용하는 것이다.


도착보장 입점이 곧 홍보

40대 직장인 A 씨는 쇼핑을 위해 네이버 도착보장관을 살펴보다가 상품 앞에 붙은 다양한 홍보 문구를 발견했다. 네이버단독 공식몰단독 단독30% 네이버 전용 N도착 등으로, 제품명보다 앞에 꺾쇠나 각종 특수문자를 동원해 강조하고 있었다.

A 씨는 "단독이나 전용 상품이라는 건 결국 브랜드사가 해당 제품은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안 팔고 네이버에서만 독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이미 도착보장관에서 쇼핑 중인데도, 단독 상품에 도착보장을 재차 강조한 문구까지 보니 제품에 한 번 더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런 홍보 문구가 최근 이커머스 업계에서 핫한 공간으로 떠오른 도착보장의 위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브랜드사가 도착보장을 적용한 것에 자부심을 갖고, 이를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마케팅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도착보장관에 입점한 브랜드사는 큰 틀에서 자율적으로 홍보 문구를 적을 수 있다"며 "아무래도 도착보장이 빠르고 정확한 배송이 가능하고, 여기에 네이버만 들어간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해 브랜딩이나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알아서 잘 되는 도착보장

27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네이버 도착보장을 도입한 판매자 수는 지난해 12월 출시 당시와 비교해 4.5배 증가했다. 네이버 도착 보장을 이용하고 있는 판매자 중 브랜드스토어 수는 400개 이상이다. 지난 3월 초와 비교해 봤을 때 100개 이상 늘어난 수치로, 전체 브랜드스토어 중 네이버 도착보장을 도입한 브랜드스토어 비중도 25%를 넘어섰다.

이용자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상품 데이터베이스DB가 다양해지면서 네이버 도착보장 이용 구매자 수 역시 4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가 네이버 도착보장에 놀라는 점은 또 있다. 타 경쟁 플랫폼과 비교해 들인 돈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도착보장 서비스를 브랜드사 및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운영 중이다. 도착보장 적용을 원하는 브랜드사는 누구나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직매입이 필요 없다. 빠른 배송을 위한 풀필먼트보관 및 배송 대행 역시 CJ대한통운 등의 파트너사에 맡기면서 네이버가 나서 물류센터를 따로 짓지 않아도 된다. 네이버로서는 특별히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 도착보장을 운영하는 셈이다.

지난해 6월 빠른배송 서비스인 슈팅배송을 시작한 11번가와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11번가는 직매입 기반의 슈팅배송 투자비용 등으로 영업손실이 2021년 694억원에서 2022년 1515억원으로 불었다.

쿠팡 역시 이커머스 업계 절대강자로 올라 서기 위해 직매입에 따른 막대한 물류센터 건립비용이 투입됐다. 지난해까지 6조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기록한 것도 투자비용이 컸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무료지만…

네이버는 현재 도착보장 적용 브랜드사에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브랜드사가 적극적으로 도착보장에 입점하고,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이유다.

그러나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 초 도착보장의 유료 수수료 전환을 시사했다. 현재는 도착보장을 통해 매출과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는 브랜드사가 훗날 네이버가 수수료를 받기 시작할 때는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착보장도 결국 유로로 전환된다"며 "도착보장관 안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일부 브랜드가 있는데, 유료화 뒤에도 현재처럼 이어갈 수 있을지 계산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네이버는 수수료가 유료로 전환되더라도 도착보장의 혜택과 장점이 상당할뿐더러, 수수료율 역시 홈쇼핑이나 오프라인 채널은 물론 타 경쟁 플랫폼과 비교해 낮은 수준으로 브랜드사에 미치는 영향도 적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도착보장의 인기 비결은 빠르고 정확한 배송과 DB, 자사몰 강화 등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있다”며 “현재는 도착보장 초기 단계로 테스트 기간이어서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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