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소프트웨어 품질 문제 도마 위…리콜, 출시 지연 등 속출 > 경제기사 | economics

현대차 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차량용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품질 관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관련 리콜이 급격히 증가하고 신차 출시 일정이 지연되는 사태도 속출하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는 국내 판매된 차량 12종 23만2000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이 중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리콜되는 차는 17만68대로 73.3%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등 전기차 6종 16만9932대현대차 11만3916대, 기아 5만6016대를 리콜하는데, 자사 전기차 리콜로는 최다다. 해당 차량들에선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소프트웨어 오류가 확인됐는데, 방치할 경우 저전압12V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어 주행 중 차가 멈출 위험이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리콜 자료 갈무리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리콜 대상은 981차종 169만대였다. 이 중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높은 전기장치 결함 대수가 40만7948대로 가장 많았다. 직접적인 소프트웨어 오류로 결함이 인정된 사례도 40건에 달했다.

최근 자동차는 도로 위의 스마트폰이라 불릴 정도로 통신·전자 장비를 다수 탑재한다. 엔진과 변속기 등 직접 주행에 관여하는 주요 기계장치도 대부분 전자식으로 차량용 컴퓨터가 제어한다.

내연기관차에는300개 이상 반도체가 탑재되고, 전기차는 1000개 이상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필요한 반도체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차를 제어하는 프로그램이 고도화되면서 보다 높은 수준의 컴퓨팅 파워가 요구돼서다.

5G 기반 V2X 통합제어기가 탑재된 자율주행차 주행 예상도.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그간 협업사에 기대왔던 소프트웨어 부문을 자동차 회사들이 내재화에 나선 배경이다.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직접 품질 관리에 나서지 않으면 버그프로그램 오류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까지 감지된다.

무선 업데이트OTA 등 사후대응이 용이하다곤 하지만, 최근엔 소프트웨어 문제로 신차 출시 일정이 지연되거나 판매를 중단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GM은지난해 3분기 북미 시장에 출시한 전기차 블레이저 EV의 판매를같은 해 12월 중단했다. 소프트웨어 문제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먹통이되거나 각종 오류 경고가 떠 정상적인 주행이 어려운 결함이 보고된 것이다. 해당 차량은 3개월이 지나서야 재판매할 수 있었다.

볼보차 EX30 실내. 사진=볼보차코리아 제공

볼보자동차의 경우 지난1월 출고를 예고했던 신형 전기차 EX30의 인도 시점을 연기해야 했다.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같은 달 말에서야 인도가 재개된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측은 최신 소프트웨어1.2 버전에서 문제가 발견돼 조치 후 출고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결함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을 대상으로 한 시승행사에서 내비게이션구글 맵이 멈추는 등 몇 가지 오류가 발생해 보도되기도 했다.

Copyright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효문 기자 yom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