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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드론 집중투자…월마트 혁신, 실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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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4-11-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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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드론 집중투자…월마트 혁신, 실적으로 돌아왔다


"감기약과 오렌지 주스, 온열 담요까지 고객이 원하는 모든 제품을 30분 내 배송하겠습니다."

미국의 유통 공룡 월마트는 지난달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2025년 1월까지 미국 50개주 중 49개주에서 처방약을 30분 내에 배송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일하게 대상 지역에서 제외된 노스다코타주는 주법상 배송이 불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미국 전역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아칸소·미주리·뉴욕 등 6개주에서 운영 중인 서비스를 확대한 것으로 약국의 영역까지 파고들었다. 월마트는 한 발 더 나갔다. 처방전과 함께 고객이 주문한 일반 상품을 배달하는 단일 배송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인들에게는 싼 가격만이 강점으로 여겨져온 월마트가 오프라인 유통업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파격적인 서비스 덕에 실적 역시 순항 중이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한국 1·2위 유통 기업 롯데, 신세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플랫폼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온라인 전략 △비용 절감에 집중한 기술 투자 △영업시간 제한이 없는 규제 환경 등 3가지 요소가 한미 유통 업체의 운명을 가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월마트는 2011년 온라인 주문 상품을 매장에서 가져가는 픽업 서비스를 출시한 이래 배송을 혁신하고 있다. 현재 배송 옵션만 10가지가 넘는다. 최장 1시간 내에 제품을 배달해주는 퀵 배송, 집 안 냉장고에까지 넣어주는 인홈 배송, 라이더가 배달하는 월마트 스파크, 자율주행차 배송, 드론 배송 등이 있다. 지난 3월에는 이른 아침 배달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새벽 6시에 낚시터에서 생미끼를 월마트로 주문하면 30분 내에 갖다주겠다"고 했다.

혁신은 실적으로 돌아왔다. 월마트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3분기 매출은 1696억달러약 238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했다. 올해 연 매출은 6805억달러약 956조원 수준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아마존의 거센 추격과 중국 저가 제품의 공세에도 월마트는 글로벌 매출 1등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온라인 부문 성장도 눈에 띈다. 월마트의 온라인 사업 분기별 성장률은 2021년만 해도 한 자릿수였으나 지난해에는 17~27%, 올해 21~27%로 올라섰다.

국내 유통 기업 1·2위인 롯데와 신세계의 사정은 딴판이다. 롯데마트는 매출이 2012년 약 9조원에서 지난해엔 5조7347억원으로 40%가량 줄었다. 이마트는 2012년 11조원을 바라보던 매출이 지난해 15조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751억원에서 1880억원으로 75%나 줄었다. 생존을 걱정할 처지가 되면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희망퇴직 등 각종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한국 유통업이 뒤처지게 된 3대 요인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첫째 온라인 유통 전략이다. 월마트는 아마존과 정면 대결하지 않았다. 본업오프라인 마트 경쟁력을 지키면서 점차 온라인 서비스를 늘려갔다. 반면 국내 유통사들은 쿠팡 등 온라인 유통사를 따라잡고자 온라인 플랫폼에 초창기부터 집중 투자했다가 쓴맛을 봤다.

서용구 숙명여대경영학 교수는 "월마트는 무턱대고 아마존과 같은 모델로 경쟁하지 않고 자신의 강점을 철저히 분석했다"고 지적한다. 월마트가 촘촘하게 깔린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했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온라인 사업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월마트의 픽업 서비스는 고객이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월마트 매장에서 제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월마트 주차장이나 픽업존에 차를 대면 직원이 제품을 트렁크까지 실어다준다. 2011년 시작된 픽업 배송은 코로나 때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서 교수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온라인 기업처럼 앱을 만들고 물류를 새로 세팅하려다 보니 돈은 돈대로 쓰고 오프라인 사업과 연결되지 못했다"고 했다.

두 번째로 월마트는 실질적인 비용 감소로 이어지는 기술에 투자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공학 등으로 연중무휴 최저가란 월마트의 경쟁력을 높여줄 기술이다. 특히 공급망 다변화와 물류·재고 관리 효율화를 위한 투자가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2021년 공급망 자동화에 140억달러를 투자했다. 물류 자동화로 미국에서 주문당 순배송비용을 40% 줄였다. 2026년까지는 65%의 매장과 55%의 풀필먼트센터가 자동화될 예정이다.

이에 비해 국내 유통사는 온라인 플랫폼 강화에 집중하느라 가용한 자본을 모두 소진한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 구축 초기에 막대한 돈을 투자했고 아직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AI나 로봇, 드론 등 기술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사들이 주도하는 물류 혁신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선희 기자 /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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