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는 착취 중간 관리자, 병원은 피해자 행세"…전공의 대표 작심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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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12일 밤 자신의 SNS에 1만2000명에 휘둘리는 나라, 전공의를 괴물로 키웠다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두 개의 축, 그리하여라는 제목과 함께 한 일간지 사설 일부분을 인용해 "전공의들에게 전대미문의 힘을 부여한 것은 다름 아닌 정부와 병원"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수련병원 교수들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이 생기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들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착취의 사슬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해왔다"고 했다. 또 "문제의 당사자인 병원들은 의정 갈등의 무고한 피해자 행세를 하며 그 부담을 다른 보건의료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고 있다"고 적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수도권 대학병원들은 2028년까지 수도권 인근에 경쟁적으로 분원을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전공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기이한 인력 구조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 이르도록 의료 체계의 상업화, 시장화를 방치해온 국가의 책임이 지대하다"고 비판했다. 박 비대위원장의 해당 글에 대해 의대 교수들 사이에선 "대드는 전공의들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세상이 진화해나갈 것" "선진국에서 태어나 자란 세대다. 후진국에서 태어나 개발도상국에서 자란 우리들과는 다르다" "라떼나 때는 통하지 않는다. 미래 세대를 위해 과거 세대가 바뀌어야 한다" "다들 상처받아서 전공의들도 정신없는 듯하다" "교수와 전공의가 힘을 합쳐 여론을 돌리는 게 급선무일 듯"이라는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그는 "전공의들은 대부분 최저시급을 받아왔다. 그동안 도대체 전공의를 얼마나 부려 먹은 걸까. 누구의 잘못인가"라는 글도 남겼다. 병원들은 고질적인 저수가 체계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전문의 대신 전공의의 최저임금 수준시간당 1만2000원의 값싼 노동력에 의존해왔다. 국내 의료 수가의료서비스 가격는 원가의 70~80% 수준으로, 원가도 보전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공의들은 수술·입원·응급실 환자 등을 돌보며 주당 80시간 이상 근무해왔다. 정부의 의대증원에 반발해 50일 넘게 병원을 이탈한 대전협은 의대증원 백지화,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전공의에 대한 부당한 명령 철회와 사과,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 7대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만성적인 저수가낮은 의료비용 체계 속에서 과도한 전공의 의존, 대규모 분원 설립 등 외연 확대가 대학병원의 경영난을 야기했다고도 언급했다. 실제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은 전체 의사의 10% 미만이지만 중증·응급 환자 수술과 치료가 대부분 이뤄지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는 전체 의사의 37.8%에 달한다. 빅5 병원의 경우 약 4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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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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