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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고금리로 빚 부담 기업들 정기예금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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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6회 작성일 24-05-0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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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초과 계좌잔액 5.8%↓

2개 반기 연속 감소는 처음


기업들이 장기화하고 있는 고금리 상황을 견디지 못해 정기예금을 깨서 빚을 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비롯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고 있어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중 잔액이 10억 원을 초과한 계좌의 총예금은 771조7490억 원으로 지난 2022년 말보다 24조5990억 원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23조9210억 원 감소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6780억 원이 더 줄어든 것이다. 10억 원 초과 고액 예금 잔액은 2018년 상반기 500조 원에서 2019년 하반기 600조 원, 2021년 상반기 700조 원을 돌파해 왔다. 이 잔액이 2개 반기 연속으로 감소한 것은 한은이 지난 2002년 상반기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세부적으로는 정기예금 잔액 감소가 전체 감소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10억 원 초과 정기예금 잔액은 531조8180억 원으로, 2022년 말보다 32조7280억 원5.8%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중 25조7300억 원 줄어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 중에도 6조9980억 원이 추가로 줄었다.

그러나 10억 원 초과 기업자유예금 잔액은 2022년 말 219조8900억 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말 222조5850억 원, 하반기 말 229조6100억 원 등으로 점차 늘었다. 기업자유예금은 법인이 일시 여유 자금을 은행에 예치하는 상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0억 원 초과 개인 고객의 정기예금 잔액과 계좌 수는 오히려 늘었다”며 “기업들의 자금이 빠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고금리 상황에서 정기예금을 해지해 대출 상환 등에 사용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은 관계자는 10억 원 초과 예금 잔액 변화에 대해 “지난해 상반기 경향이 하반기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추정한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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