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유로=1달러 근접···강달러에 유로 패리티 2년 만에 붕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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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와 달러. 로이터연합뉴스
달러의 위세가 꺾일 줄을 모른다. 미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세에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가 맞물리며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반면, 경기 위축이 지속되는 유럽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부과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유로화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에선 유로화가 ‘패리티1유로=1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유로 패리티가 2년 만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2일현지시간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유로당 1.0418달러를 기록, 유로화 가치는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5일 약 1.09달러 수준이던 유로·달러 환율은 이튿날 미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후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헤지펀드들이 유로화 하락에 베팅하면서 시장에선 유로 패리티가 2년 만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로화는 달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유로화가 본격적으로 통용된 2002년 이후 현재까지 유로 패리티가 무너진 것은 2002년과 2022년 하반기가 유일하다. 코로나19 당시 미국의 고강도 긴축,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에 자금이 쏠리면서 당시 달러가 초강세를 보인 여파다.
최근 유로화가 추락하는 이유도 2년 전처럼 강달러의 영향이 크다. 고용지표 호조로 견고한 경기를 확인하고 있는 미국은 최근 생산자물가가 상승전환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내에서도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에서 12월 연준의 금리동결 가능성도 47.3%까지 올랐다.
지난 21일 독일의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의 인력감축과 연봉감축안을 두고 시위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반면 경기 부진에 시름하는 유럽은 다음달 ‘빅 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자동차 산업 등 제조업 침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지난 2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구조적 변화와 지속적인 경제 약세를 감안할 때 내년에 상당수의 기업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미국의 고금리는 지속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유럽은 금리를 낮추려 하니 높은 금리를 좇아 달러의 수요는 높아지고 유로화는 약세를 보이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인상을 예고하면서 미국 물가 상승이 심화되고, 수출 위주의 유럽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유로화의 추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강달러 현상에 원화 가치도 절하되고 있다. 소폭 진정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22일 야간거래에서 달러당 1404.2원에 거래를 마치며 일주일 만에 다시 1400원을 웃돌았다. 같은 날 발표된 유럽 경기지표 부진이 환율 상승을 압박했다.
시장에선 오는 28일 나오는 미 연준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의사록과 같은 날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FOMC 의사록에서 연준의 연속적인 금리인하 의지가 확인되고,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방향성 측면에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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