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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정기선 신경전…한화오션 "고발 취소" 손짓에도 HD현대는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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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4-11-2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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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지연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를 놓고 고소·고발전을 벌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22일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에 대한 경찰 고발을 취소하면서다. 한화오션의 고발 철회로 두 회사 사이에 표면적으로는 화해의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이 방산업체 지정 신청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의 불씨가 여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우영 기자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우영 기자

한화오션은 이날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 취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앞서 3월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를 수사해 달라며 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한화오션은 해양 방산 수출 확대라는 국익을 고려해 고발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정부의 원팀 전략에 적극 협조하고, 중국이 공격적인 투자로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간 신뢰 구축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고발을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의 교감에 따라 한화오션이 고발 철회를 결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은 “늦었지만 한화오션의 고발 취소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화답하면서도, 한화오션이 방산업체 지정 신청 강행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단독 건조 원칙을 재차 밝혔다. 한화오션이 고발 취소를 공개하며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방산업체 지정 절차에 따라 실사단 평가와 현장 실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한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이 많이 지연된 만큼 한화오션의 방산업체 지정 신청도 철회돼야 한다”고 맞받았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7조8000억원 규모 KDDX 수주를 두고 경쟁하며 소송전을 벌였다. KDDX는 2030년까지 해군의 6000톤t급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양사는 초도함 수주를 놓고 극한 대립을 벌였다. 당초 7월 예정이었던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2년부터 약 3년 동안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작성한 KDDX 관련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에 공유한 혐의군사기밀보호법 위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올해 2월 방위사업청은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 HD현대중공업이 해군 함정 사업에 입찰할 수 있는지 심사한 후 KDDX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의결했다. HD현대중공업 임원의 개입은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회사 차원의 조직적 개입이 아닌, 일부 직원의 불법 행위로 본 것이다.

이에 한화오션은 방사청 결정을 반박하며 올해 3월 HD현대중공업 임원의 개입 정황을 수사해 달라며 경찰에 고발했다. 두 달 후인 올해 5월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한화오션을 허위 사실 적시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HD현대중공업은 공동 수주 여론을 조성하려는 한화오션의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다. 적법 절차를 거쳐 KDDX 기본설계 사업자로 선정됐기 때문에 단독 건조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방위사업법에 따르면 KDDX 입찰에 참여하려면 먼저 방산업체로 지정돼야 한다. HD현대중공업은 이 때문에 한화오션이 국익, 원팀 등의 표현을 써가며 방산업체 지정 절차 진행을 밀어붙인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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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 기자 kn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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