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로봇, 일상 속으로…걷기도 힘들던 어르신, 북한산 정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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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일 돕는 제품 속속 출시
웨어러블 로봇을 이용해 등산하는 사람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위로보틱스
‘입는 로봇’인 웨어러블 로봇이 산업 현장을 넘어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 허리와 허벅지에 차면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최근에는 다리에 적절한 힘을 가해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는 용도로도 사용된다. 그동안엔 국내 스타트업들이 ‘아이디어 상품’으로 출시해 왔다. 최근엔 삼성전자가 헬스케어 기업·기관을 상대로 한 웨어러블 로봇을 내놓으며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백형선
웨어러블 로봇은 기본적으로 내딛는 걸음 동작을 인식해 모터를 돌려 움직이는 게 기본 원리다. 다리를 올리고 내리는 방향 그대로 모터가 작동하면 적은 힘을 들여 걸을 수 있고, 모터가 반대로 작동하면 마치 모래주머니를 차고 걷는 것처럼 저항을 느끼는 것이다. 로봇 업계 관계자는 “로봇을 차고 걸으면 20㎏ 배낭이 8㎏ 정도로 느껴지고, 저항을 주면 다리 근력이 20~30%까지 강화된다”고 했다.
수년 전부터 웨어러블 로봇이 나왔지만, 그동안 무게와 불편한 착용감 때문에 상용하는 이들이 적었다. 전시회에서 시연되는 정도에만 그쳤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이 4~5년 전 내놓은 로봇들은 무게가 3㎏ 안팎으로 무거웠고, 의자에 앉거나 다리를 벌릴 때 움직임이 불편한 단점이 있었다.
최근 들어 사람의 관절 움직임에 관한 데이터를 축적해 웨어러블 로봇 관절의 움직임이 훨씬 자유로워졌다. 무게를 2.5㎏ 안팎으로 줄였고, 배터리 용량은 한 번에 5시간 이상 사용 가능하도록 늘었다. 서울의 어지간한 산은 한 번 충전으로 등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여기에 웨어러블 로봇과 스마트폰을 연동하는 앱이 속속 출시됐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보행 데이터를 입력하면, 걸음걸이 등에 따라 파워 걷기, 인터벌 걷기, 속도 집중 걷기 등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안받을 수 있다.
올해 초 거동이 불편했던 65세 남성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웨어러블 로봇 문워크 옴니를 입고 북한산을 오르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웨어러블 로봇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노약자뿐 아니라 하체 운동이 필요한 중장년층까지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웨어러블 로봇 제조사들은 노년층·장애인이 걷기 쉽도록 하는 기능뿐 아니라 하체 근육 강화 등 건강 관리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휴레이포지티브는 내달 중 웨어러블 로봇을 활용한 맞춤형 건강관리 앱 ‘밸런스’를 출시한다. 이용자가 직접 입력한 신체 수치와 건강검진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운동 방식을 알려준다. 강원대학교병원 암 치유센터 등이 이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최두아 대표는 “당뇨 환자의 경우 혈당 관리를 위해 하체 근육 강화가 필수지만 당뇨족이 있으면 오래 걸을수록 상처가 날 확률이 높아 치명적”이라며 “웨어러블 로봇 ‘봇핏’을 활용해 5분만 걸어도 수십 분을 걸은 운동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의료용으로도 웨어러블 로봇이 각광받고 있다. 뇌성마비·뇌졸중·척수손상·근육병 등으로 걸음이 불편해진 환자들의 걷기 재활을 돕는 식이다. 2017년 창업한 엔젤로보틱스는 환자의 재활 훈련에 쓰이는 로봇 ‘엔젤렉스’를 세브란스 재활병원 등에 공급하고 있다. 엔젤로보틱스는 “고정된 트레드밀에서 걷는 동작을 반복하는 대신, 환자가 실제 지면을 느끼고 체중 이동을 할 수 있게 도와 회복에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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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태 기자 shap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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