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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연 3.25%로…"매파적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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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회 작성일 24-10-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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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0.25%P 내려…38개월 만에 긴축 종료

이창용 "가계부채 불안정"…내달 추가 인하 선긋기
주담대 금리는 오를듯…국민銀, 14일부터 0.16%P ↑
기준금리 연 3.25%로…quot;매파적 인하quot;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결정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연 3.50%인 기준금리를 연 3.25%로 0.25%포인 낮췄다. 2021년 8월 시작한 통화긴축 기조에서 3년2개월 만에 돌아섰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연 3.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2021년 8월 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한 지 38개월 만에 금리 인하로 피벗통화정책 전환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번 금리 인하를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인하”로 표현하며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11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2% 이하로 떨어져 실질 기준금리는 상당히 긴축적인 수준”이라며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비해 크게 높지 않은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긴축을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고 인하 배경을 밝혔다.


한은이 금리를 내린 것은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연 0.50%에서 0.75%로 올리며 긴축을 시작한 지 3년2개월 만이다. 지난해 1월 연 3.50%로 금리를 인상한 뒤 2월부터 13회 연속 금리를 동결한 끝에 14번째 금통위에서 인하를 결정했다. 장용성 금융통화위원은 “연 3.50%로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소수 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등 금융 안정에 경계감을 나타냈다. 그는 “9월 가계대출이 줄었지만 금융 안정이 확인됐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금융 안정에 대한 고려를 상당한 정도로 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이번 인하는 ‘매파적 인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음달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뒤에도 연 3.25%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것으로 대답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추가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를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은행채 금리 상승 등을 고려해 오는 14일부터 혼합형·주기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6%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이창용 "금리인하 여력 있지만…가계부채 자극없이 속도조절할 것"
기준금리 0.25%P 인하…물가잡기서 내수 살리기로
한국은행이 3년2개월 만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돈줄을 죄는 ‘긴축’에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돈을 푸는 ‘완화’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금리 인하 속도는 시장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 등 금융 불안과 서울 등 수도권 집값 불씨가 남아 있어서다.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다음달엔 추가 인상 없이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물가 낮아져 연 3.50% 불필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3.50%인 기준금리를 연 3.25%로 인하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연 3.50%의 금리 수준에 대해 ‘불필요한 긴축’이라고 표현했다. 이 총재는 “물가 목표2% 달성을 위해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물가상승률이 2% 이하로 떨어지다 보니까 실질금리가 긴축적인 상황이 됐다”며 “물가가 다시 올라갈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면 이를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금리를 중립금리 수준으로 조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도 금리를 인하한 이유로 꼽았다. 이 총재는 “내수가 회복 중이지만 잠재성장률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며 “이전 금통위 때와 비교해 전망의 변화는 없지만 내수 개선이 빠르지 않은 편이라 고통받는 계층이 많다는 것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선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실질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높아 당분간 금리를 내릴 여력이 있다”면서도 “인하 속도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서 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융 안정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미국처럼 50bp0.50%포인트씩 내릴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후 금리를 연 3.25%로 유지해야 한다고 본 것도 ‘속도조절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여겨진다. 이날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장용성 금통위원은 “아직 거시건전성 정책의 효과를 판단하기 이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기론’ 적극 해명
이 총재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금리 인하 ‘실기론’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8월 금통위 이후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이례적으로 ‘아쉽다’고 논평했다.

이 총재는 “내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금융 안정을 함께 고려해 통화정책을 했던 상황”이라며 “서울지역의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연율로 20% 급등하기 시작해 금리 인하가 주택 관련 심리를 추가 자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리를 내리지 않았음에도 8월 가계대출이 10조원 가까이 늘었다”며 “이걸 예상하고 실기론을 주장한 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가는 1년 후에 해달라”고 덧붙였다.

지난 2년간의 긴축 사이클에 관해 ‘기준금리를 연 3.50% 이상으로 올려 빠르게 물가를 잡았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 총재는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물가 목표인 2%를 달성했고, 그 과정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나 외환시장 불안 문제를 잘 관리했다고 생각한다”며 “금리를 더 올렸으면 자영업자의 고통과 내수 부진은 더 심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했던 외환·채권시장
이날 외환·채권 시장은 금리 인하에도 큰 폭으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70전 내린 1349원50전에 거래됐다. 금통위의 금리 인하 발표 후 오전 중 1345원대로 떨어졌다가 전일과 비슷한 수준까지 다시 올랐다. 국채금리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보다 0.015%포인트 하락 연 2.947%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중 연 2.919%까지 떨어졌다가 오후들어 낙폭을 반납했다.

강진규/정의진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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