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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발발 1000일…키이우 주민들이 전하는 우크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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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4-11-2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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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키이우 주민 4명 인터뷰
"영토 포기하고 전쟁 끝내야"
vs "테러리스트와 협상 못해"
한목소리로 "국제사회 지원 부족" 지적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삶은 여전히 전쟁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정전과 공습 경보, 치솟는 물가 속에서 주민들은 매일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키이우 주민 네 명이 전쟁이 일상에 미친 영향과 국제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들려줬다.
“정부는 계속 싸우겠다고 하지만 저는 그저 겨울이 조금 더 견디기 쉬웠으면 좋겠어요.”

전쟁 발발 1000일…키이우 주민들이 전하는 우크라 이야기

바실리아 네레드 씨23. 사진=본인 제공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1000일을 맞은 지난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바실리나 네레드 씨23는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로부터 영토를 되찾을 가능성이 없다"며 "최근 많은 사람이 이런 생각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레드 씨는 키이우에서의 일상은 두려움의 연속이라고 밝혔다. 그는 "평화로운 날조차 무섭다"며 "며칠 안에 드론이나 미사일을 이용한 대규모 공격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에서는 긴급 정전이 일상화됐다. 네레드 씨의 아파트는 하루 5시간 정도만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그는 "2년 전 겨울에는 이틀 동안 전기가 완전히 끊긴 적도 있다"며, 이번 겨울 러시아의 공격이 심해지면 더 오랜 기간 전기가 끊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아파트의 전기 공급 일정. 진하게 칠해진 박스는 정전 시간, 물음표는 정전 가능성이 있는 시간, 흰색 박스는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시간이다. 사진=바실리나 네레드 제공

국제적 지원에 대해 네레드 씨는 "강대국들이 도와주는 것에 감사하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용했지만 너무 늦었다"고 지적하며, "작년에 지원이 이루어졌다면 상황을 바꿀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쟁 이후 네레드 씨 주변에 생일 파티를 여는 사람은 거의 없어졌다. 대신 생일날 군대를 위한 모금을 진행하는 것이 흔해졌다고 한다. 그는 "영화를 보고 운동을 하며 평범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지만 매일이 마지막처럼 느껴진다"며, "다음 공습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산다"고 말했다.


“지난여름 정전으로 에어컨을 사용할 수 없어 폭염 속에서 1주일 동안 일했던 일이 기억납니다. 섭씨 38~40도였어요.”

올가 클레피코바 씨48. 사진=본인제공

올가 클레피코바 씨48는 "밤낮없이 창문 밖에서 폭발이 일어난다"며 전쟁이 삶의 모든 영역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밤 폭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낮에는 일상을 이어가야 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식료품 가격 상승과 정전으로 인한 불편은 특히 심각했다. 클레피코바 씨는 "힘든 나날이었지만, 전선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버텼다"고 전했다. 그는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재앙"이라며 "러시아와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폭발로 인한 불빛 때문에 밤잠을 설칠 때가 많아요. 공습이 있으면 대중교통조차 멈춰 출근도 힘듭니다.”

유리야 카비쉬 씨30. 사진=본인제공

유리아 카비쉬 씨30는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조건으로 협상이 이루어지면 러시아가 다시 공격해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토를 포기하거나 EU 가입을 포기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쟁은 피로감을 가져오지만 점령은 목숨을 앗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교통 이용의 어려움과 상품 및 서비스 가격 상승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로로 잡히거나 목숨을 잃은 친구와 가족들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겪는 고통도 언급했다.

카비쉬 씨는 한국 독자들에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소식 너머에 가족, 생명, 문화, 정체성을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봐달라"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나라의 문제입니다.”

쿠릴코 나디야 씨52. 사진=본인제공


키이우 교외에 거주하는 쿠릴코 나디야 씨52는 조카가 2년째 전선에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습 경보와 정전으로 인해 계획이 늘 바뀌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모든 부분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나디야 씨는 러시아와의 평화협상 가능성에 대해 "테러리스트와는 협상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대를 현대적 무기로 지원하고 모든 가능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세계 강대국들의 책임 있는 대응"이라며 러시아를 패배시키는 것이 전 세계의 공통된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삼킨다면 다른 나라들까지 손을 뻗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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