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공무원들을 부끄럽게 만드나 [기자수첩-정책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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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백·채 해병·세관 마약 사건 등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그는 두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압박감을 호소했다. 지인에게 “최근 저희가 실망을 드리는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다”, “참 어렵다”, “심리적으로 힘들다”라며 당시 심정을 전했다고 한다. 얼마 전 모 부처 국장급 B 공무원과 기자들 셋이 저녁 자리를 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권익위 얘기가 나왔다. A 씨에 대한 안타까움을 서로 나누던 차에 B 국장이 이런 말을 했다. “그 공무원은 어쩌면 사회적 타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뇌부에서 그분한테 감당할 수 없는 숙제와 책임을 떠넘긴 거다. 상식선에서 납득할 수 없는 결과를 내놓으라 강요했으니 그 사회적 지탄과 비아냥이 정말 비수가 됐을 것 같다. 꼭대기에 있는 사람이야 어차피 잠시 왔다 가면 그만이지만, 그 사람은 20년 넘게 자긍심을 갖고 해오던 일이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해야 할 일인데 얼마나 자괴감이 들었을까 싶다.” 이번 정권에서 공무원들이 꼬집는 가장 큰 문제점은 윗선의 과도한 개입이다. 특히 대통령실이 문제다. 모든 정책의 꼭대기에 대통령실이 있다. 부처 결정이 한 방에 뒤집히는 건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장·차관 결정에도 대통령실 힘이 대놓고 작용한다고 한다. 과도한 개입은 문제를 낳기 마련이다. 현재 논란 중인 채 해병 실종 사건 수사 과정이나 세관 직원들의 마약 유통 공조 사건에 만약 대통령실이 개입한 게 사실로 드러난다면 후폭풍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디올 백 논란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사실 현재와 같은 논란을 자초했다는 것만으로도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 Copyrights ⓒ 주데일리안,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아내가 성관계 거부하자…지적장애 딸 추행한 친부 집행유예 ☞이재명, 노인 비하 유감 표명이 전부?...무책임한 태도 도마에 ☞"수영하다 어딜 만져" 부산 해수욕장서 한 달간 벌어진 성범죄들 ☞초6에 구타당해 팔 깁스한 女교사에 "고발서 자필로 다시 써라" ☞파열음 잼버리, 플랜B로 환호 이끌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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