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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불안한 韓…면책·보상으로 과감하게 혁신 독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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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3회 작성일 24-08-1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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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인터뷰 -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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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사진=유병준 교수
많은 이들이 대한민국의 위기를 이야기한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조선 등 많은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과 견제가 거세다.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위해 세계를 지원하던 미국은 이제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며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성장의 추진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유일한 해법은 혁신인데, 혁신을 바라보는 인식과 규제 환경은 오히려 이를 저해한다.

국내 혁신 생태계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며 우리 사회의 과감한 변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이유다.


유 교수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하나씩이라도 변화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AI인공지능 등 큰 변화의 물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AI 시대의 핵심이자 필수인 데이터 개방만 해도 못하고 있습니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민감한 개인 정보들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정부와 관련 기관들의 핑계라 생각합니다. 개방에 대한 책임을 지기 싫어 막는 건데 이러면 개발은 답보됩니다. 물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데이터 주권 차원에서 개방을 허락한 사람 것만 하도록 하면 됩니다. 개방 안 하면 개인화, 최적화된 서비스 못 받는 것이고, 이는 개인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용자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하는데도 못하게 합니다. 데이터는 결국 이용자의 것인데 왜 못쓰게 합니까? 다른 나라는 데이터 개방으로 성과가 나면 우리는 퇴보하게 되고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하게 됩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좀 더 과감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 교수는 면책과 보상인센티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은 혁신적인 시도 후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업무를 맡은 공무원 등 담당자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사고만 치지 않으면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다 보니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AI 등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적으로 계획을 하고 제도를 도입하거나 시행할 수 없습니다. 대신 도입해 보고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이를 빨리 해결하는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사후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입니다. 처벌도 발생한 문제 자체에 대해 하는 게 아니라, 문제 발생 이후 대처 행위의 잘잘못에 따라 처벌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앞서 나갑니까? 그렇지 않다면 미국보다 더 혁신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과감해야 하지 않을까요? 과감하게 하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면책을 하고, 성과를 낸 사람에게는 확실하게 인센티브를 제공해야만 이런 과감한 게 가능합니다."

특히 유 교수는 이미 세계가 글로벌화 한 상황에서 외국 기업들도 국내에서 활발하게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우리 기업에 대해서만 역차별적인 제약이 적용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한편에서는 기업이 이윤 추구하는 걸 잘못된 일로 생각합니다. 특히 오프라인 기업보다 플랫폼 기업에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댑니다. 일부 플랫폼 기업이 독점적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들여다보면 심지어 국내에서도 독점적이지 않습니다. 외국계는 빼고 이상하게 계산해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뿌리 깊은 잘못된 생각으로 불공정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규제의 목적은 독과점 리스크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미국은 사회적 후생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를 규제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규제가 사회적 후생을 떨어뜨립니다. 최근 거론되는 중국 커머스 플랫폼 문제만 봐도 우리가 지킬건 지켜줘야 합니다. 한국 기업에 부당한 것에 대해 이제는 막아줄 건 막아줘야 합니다."

이처럼 아직 갈 길이 멀고 총체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지만 하나씩이라도 변화를 만들어 낸다면 충분히 우리나라가 미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닌고 있다는 게 유 교수의 생각이다. 그런 만큼 AI와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성장하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유행에 민감하고 IT 수준이 높습니다. 기계 분야도 잘하니 AI 시대에도 이러한 장점을 살리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잘하는 것에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요즘 한국 젊은이들이 갈 좋은 직장의 일자리가 줄어들었습니다. 어떤 기업을 지원해 미래 먹거리로 만들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야 합니다. 과연 지금 우리는 그런 준비를 하는 게 뭐가 있는지 걱정됩니다. 인터넷 시대의 네이버, 모바일 시대의 카카오와 같은 AI 시대의 우리나라 차세대 기업이 나와야 합니다. 미래 먹거리가 될 기업이 있다면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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