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해제되고 유커 몰려올까…유통업계 기대감 솔솔 > 경제기사 | economics

지난달 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과자를 구매하는 모습. /사진=뉴스1

중국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문화사절단 방한 계획을 밝히면서, 8년 만에 한한령이 해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중 관계 개선 움직임과 함께 유통업계를 비롯한 K엔터테인먼트, 뷰티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외교소식통과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기구인 중국아태협력중심이 이르면 다음달 한국에 문화사절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아태협력중심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한국과 중국에서 연이어 열리는 APEC 회의를 앞두고 양국 교류 증진에 대한 채비를 하고 있다.

한한령은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정부가 한류 콘텐츠와 제품의 수입과 소비를 제한한 조치다. 이에 따라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뷰티, 관광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확대하고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한령 해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다시 한류 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증시에도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지난 20일 K엔터테인먼트와 뷰티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는 각각 5~10%대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국내 화장품 대기업들의 주가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이는 한한령 해제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콘텐츠와 뷰티 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기대감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의견도 존재한다.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한한령이 해제된다면 중국 시장에서 K콘텐츠와 K상품을 연계한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어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특히 면세점과 백화점 매출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뷰티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K뷰티 제품의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신중론도 제기된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한한령 해제 소식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실제로 중국 시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과거에도 비슷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내 정책 변화가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최근 2025년 외자 안정 행동 방안을 발표하며 외국인 투자 감소와 내수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내놨다. 이는 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장려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되며, 한한령 해제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업계에서도 중국 정부의 이 같은 태도 변화가 한국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유통업계는 다양한 대응 전략을 고민 중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한한령 해제가 현실화된다면 한국 기업들은 빠르게 중국 시장 공략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특히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과 현지화 전략이 성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Z세대 소비자들은 K콘텐츠에 친숙한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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