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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방치됐던 경교장·개조된 딜쿠샤…아쉬운 독립운동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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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7회 작성일 24-08-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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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방치됐던 경교장·개조된 딜쿠샤…아쉬운 독립운동 건축물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동 강북삼성병원 내 대한민국임시정부 마지막 청사로 쓰인 경교장을 여러 위치에서 바라본 모습 2024.8.13/뉴스1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여기가 뭐 하는 데야?” “박물관 같이 생겼는데?”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동 강북삼성병원 응급의료센터 앞. 주변 병원 건물과는 눈에 띄게 다른 2층짜리 양옥이 서 있다. 병원을 찾은 시민이나 퇴근하는 의료진들이 건물 앞을 바삐 지나가다 일부만 힐끗 볼 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곳은 중화민국 대사관저, 미군 의료진 주둔지, 월남대사관 그리고 병원으로도 쓰였던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 ‘경교장’이다. 격변의 시기를 겪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함께 경교장도 갖은 풍파를 겪은 것이다.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경교장처럼 광복을 맞이한 뒤에도 한동안 관리되지 않다가 뒤늦게 복원된 건축물을 방문했다.

◇병원에 둘러싸인 임시정부 마지막 청사

경교장은 광복 후 임시정부 각료들이 귀국해 청사 역할을 했고, 독립운동가 숙소로도 쓰이는 등 현대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건물이다. 이런 가치에도 불구하고 김구가 암살당한 이후 그 원형을 잃어버리고 대사관 등으로 쓰였다.

그러다 지난 2009년 서울시와 소유주인 삼성생명이 합의해 건물 복원에 나서 그간 훼손된 건물을 건축 당시로 되돌리는 작업을 마쳤다. 복원을 시작하기까지 6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지만 제 모습을 되찾았다.

현재는 서울역사박물관이 경교장 운영을 맡아 건물 관리를 하고 있다. 지하 1층은 당시 식당이었던 곳을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을 소개하는 전시실로 운영 중이다. 지상 1, 2층은 김구 선생과 임시정부 요인들이 머물렀던 공간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있는 딜쿠샤의 모습. 딜쿠샤는 페르시아어로 기쁜 마음이라는 의미다. 2024.8.13/뉴스1




◇독립운동 흔적에 더해 건축학 가치도 주목

서울 종로구 행촌동 고가도로 옆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면 빨간 벽돌로 지은 3층 건물이 보인다.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에서 AP통신원으로 활동하며 3.1운동과 독립선언서를 세계에 알린 앨버트 W. 테일러가 살았던 ‘딜쿠샤’다. 앨버트는 일제가 보도를 문제 삼아 6개월간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기도 했다.

딜쿠샤는 1942년 당시 일제가 테일러와 그의 아내를 추방한 이후 방치됐다. 지난 2005년 테일러 부부의 아들 브루스 T. 테일러가 한국에서 부모님과 살던 집을 찾으며 세상에 다시 알려졌다.

서울시는 앨버트가 독립운동을 도운 점뿐 아니라 딜쿠샤의 건축학적 가치가 높다고 보고 2017년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딜쿠샤는 일반적인 벽돌 건물과 달리 ‘공동벽 쌓기’라는 독특한 기법으로 지어졌다. 이 방식은 벽체를 세울 때 안쪽 벽과 바깥쪽 벽을 두고 일정한 간격으로 맞물리는 벽돌을 두어 구조적으로 안정성을 높인다.

두 건물 모두 늦었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고 옛 모습 그대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김태웅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두 건물 모두 우리나라 독립운동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라며 “국가유산청 등 당국도 시민들이 건물 복원에 관심이 있어야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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