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의 영풍 의결권 제한, 상법상 정당한가···법원 판단에 쏠린 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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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상법 해석이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법원이 고려아연의 호주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의 영풍 주식 취득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 결과가 무효화될 수도 있고, 반대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현 경영진이 승기를 잡을 수도 있다. 영풍이 제기한 임시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의 최종 판결은 다음 달 7일 전 나올 전망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 심리로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기일에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최 회장 측이 정면으로 맞섰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SMC가 영풍 주식을 산 것이 상법상 ‘상호주相互株·두 회사가 서로의 주식을 보유 규제’ 대상인지, 또 다른 하나는 SMC가 유한회사인지, 주식회사인지였다.
논란은 지난달 임시주총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총 하루 전인 1월 22일 고려아연의 호주 손자회사 SMC는 영풍 주식 10.33%를 최씨 일가와 영풍정밀최 회장 측 계열사로부터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미 영풍이 고려아연 지분 25.42%를 들고 있던 상황에서 SMC가 영풍 주식을 사들이자, 결과적으로 고려아연이 영풍 주식을 간접적으로 보유한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했다.
최 회장 측은 이를 근거로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상법 제369조 3항에 따르면 두 회사가 서로의 주식을 10% 넘게 보유하면 상대 회사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 조항을 적용해 영풍지분율 29%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MBK지분율 27.3%만 주총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는 최 회장 측의 승리였다. MBK-영풍 측은 이에 반발해 주총 결의를 무효화해달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전날 가처분 심문에서 MBK-영풍 측은 SMC가 호주에 설립된 외국 법인이자 유한회사이므로 한국 상법의 상호주 규제를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즉 고려아연이 SMC를 통해 영풍 주식을 매입했다고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으므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최 회장 측은 SMC가 고려아연이 영풍 주식을 사기 위한 ‘중간 역할’일 뿐이므로 상호주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따라서 상법상 상호주 규제가 적용돼야 하며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이 정당하다는 논리다. 또 SMC가 유한회사가 아니라 주식을 발행하는 주식회사라는 점도 강조했다.
MBK-영풍 측은 SMC가 외국 법인이므로 한국 상법을 적용할 수 없으며, 상호주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과 영풍 간의 주식 보유 관계에서 SMC라는 외국 회사가 개입된 이상 국내 법 적용이 끊어진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SMC의 국적보다 역할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최 회장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율촌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SMC를 통해 영풍 주식을 취득한 이상 SMC는 단순한 ‘도구’에 불과하며 외국 회사이든 국내 회사이든 상관없이 상호주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 독일 등에서도 같은 해석이 적용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SMC의 법적 성격도 논쟁의 중심이었다. MBK-영풍 측은 SMC의 정식 명칭이 ‘Sun Metals Corporation Pty Ltd라는 점을 들어 SMC가 유한회사라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LtdLimited’는 유한회사를 뜻하는 만큼 SMC 역시 유한회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최 회장 측은 "SMC는 이름이 Ltd로 끝나지만 주식을 발행하는 주식회사"라고 반박했다. 이어 "호주 기업의 99%가 ‘Ltd’를 사용하지만, 이를 모두 유한회사로 간주한다면 호주의 거의 모든 기업이 유한회사가 된다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MBK-영풍 측은 이에 대해 SMC의 폐쇄성을 근거로 유한회사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들은 "유한회사는 주주 수가 제한되고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반면 주식회사는 주식을 자유롭게 양도하고 공모를 통한 자본 확장이 가능하다"며 "SMC는 주주 수가 제한돼 있는 ‘프라이빗 리미티드private limited’ 회사이기 때문에 유한회사로 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또 호주와 홍콩의 회사법이 영국법에서 유래한 만큼, 한국 대법원이 홍콩의 프라이빗 리미티드 회사를 유한회사로 본 판례를 적용해 SMC도 유한회사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MBK-영풍 측은 최 회장 측이 법을 이용해 영풍의 의결권을 무력화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SMC를 통해 갑자기 영풍 주식을 취득해 상호주 구조를 만든 것은 정당한 경영권 방어가 아니라 의결권 제한을 위한 전략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법무법인 세종 관계자는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 해도 사회적으로 부당한 결과를 초래했다면 이는 신의칙信義則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법이 인정한 권리라 하더라도 반사회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면 법이 이를 보호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MBK-영풍 측은 또 고려아연의 손자회사인 SMC의 자산 일부가 결국 영풍에 귀속된다는 점을 들어 SMC가 영풍의 자산을 이용해 오히려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세종 측은 “SMC를 통해 영풍이 고려아연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은 상호주 규제가 의도한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법원이 고려아연 주총결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결정할 경우 3월 예정된 정기추종에서 영풍·MBK파트너스는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게 된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보다 높은 합산 40%의 지분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사 수 상한이 사라지면 신규 이사 역시 다수 추천이 가능해진다. 반면 기각될 경우 최 회장이 지난 임시주총을 통해 이뤄낸 고려아연 이사회 개편이 유지될 전망이다. 양측은 이달 28일까지 추가 서면을 제출할 예정이다. 가처분 결과는 이르면 3월 첫째 주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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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채윤 기자 ch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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